케치칸, 연어가 흐르는 도시

토템과 크릭 스트리트, 두 얼굴의 하루

by 헬로 보이저


케치칸 축제 거리

크릭 스트리트 (Creek Street)

20 Creek Street 표지판. Historic Ketchikan 안내판

크릭 스트리트 다리와 강 케치칸 트램 (Tram)


토템을 보고 난 뒤,
우리는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거리는 북소리와 음악, 사람들의 환호로 떠들썩했다.

깃발이 펄럭이는 길 위에서 문득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걸까?”
관광객보다,
히피 같은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헝클어진 머리, 손에 맥주 캔, 기타를 멘 채
거리 한가운데 앉아 웃고 노래하던 그들.
꾸며진 무대와는 달리,
그들의 얼굴은 더 자유롭고 솔직해 보였다.

그러다 발길은 자연스럽게 크릭 스트리트로 이어졌다.
강 위에 지어진 나무 건물들.
기둥은 물살에 젖어 검게 변해 있었고,
다리 밑에서는 은빛 연어들이 쉼 없이 뛰어올랐다.
강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거리 양쪽의 건물들은 지금은 기념품 가게, 아트숍, 갤러리였다.
그러나 안내판은 숨겨진 과거를 말했다.
여기는 한때 케치칸의 홍등가였다.

1920~50년대, 광부와 선원들이 몰려들었고
이 거리는 술과 음악, 여자들로 가득했다.
다리 아래 연어가 본능처럼 거슬러 오르는 동안,
다리 위의 사람들은 또 다른 욕망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가장 유명했던 여인은 **돌리(Dolly Arthur)**.
“Hello Dolly”라 불리던 그녀의 집은 지금도 남아
관광객들에게 과거를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이 되었다.

나는 다리 위에서 연어를 오래 바라봤다.
피부가 벗겨지고, 지느러미가 닳아도
끝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몸부림.
연어는 알을 낳고 목숨을 다해 종족을 이어간다.

이 거리의 역사도 연어와 닮아 있었다.
사람들 역시 숱한 욕망과 상처 속에서 살아냈고,
그 흔적이 지금의 크릭 스트리트에 남아 있었다.

지금의 거리는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이지만,
발밑의 강물은 여전히 뜨거웠다.

연어의 몸짓은
그 시절 사람들의 삶을 닮아 있었다.

알래스카는 겉으로 보면 전통과 대자연이 살아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내가 본 이곳은 조금 달랐다.
정부의 지원금과 연방 보조로 꾸며지고,
그 힘으로 유지되는 도시 같았다.

토템 복원, 전통 공연, 마을 유지, 박물관 운영—
이 모든 것들이 관광만의 힘으로 가능했을까?
아니다. 이곳은 연방 보조금과 주 정부 지원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런데 발밑의 강물은 달랐다.
쉼 없이 거슬러 오르는 연어,
그 몸부림만은 어떤 지원도, 어떤 무대도 필요 없는 진짜였다.


알래스카의 진짜 심장은 여전히 강물 속에서 뛰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알래스카를 관광지가 아닌 살아있는 강물로 기억한다


케치칸 전경. 케치칸 전경

케치칸 시계탑 거리. 크릭 스트리트 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