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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refoot Traveller Oct 15. 2024

무심코 툭.. 내 마음이 말할 때

푸바오가 내게 와서 꽃이 되었다

어느 날 푸바오가 떠났다.

사실 푸바오가 태어나고 자랄 때 난 큰 감흥이 없었다. 그때 나는 너무나도 긴긴 어둠의 터널을 건너고 있을 시기였으니까.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따위 내 인생의 고민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그의 떠남이 방송과 유튜브를 장식하고 나서 어찌 된 일인지 내 알고리즘에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일기가 유독 많이 나왔다. 우연히 클릭한 영상을 보고 너무 귀여워서 다음 편을 보고 그다음을 또 보고....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이 판다를 바라보는 날들이 이어지다 어느 날 깨달았다. 내가 푸바오를 보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웃고 있다는 걸. 함박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걸.


오랜 우울함의 늪에 빠져있던 내가 웃음을 다시 찾은  순간이 오직 이 귀여운 작은 생명체의 영상을 볼 때뿐이라는 걸 느끼자, 이젠 이 푸바오가 내게 너무나도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나 보다.. 를 느끼면서..


그렇게 내 안에 들어온 푸바오는 어느덧 내겐 자식 같은 마음까지 들었다. 푸바오가 기쁘면 나도 기쁘고, 슬프면 너무 화나고, 똥 잘 싸면 아이고 건강하구나.. 하고 뿌듯해하고...


이런 내가 어느 날 팀원들과의 티타임에서

“난 푸바오 보러 청두 한번 갈 거야.”라고 나도 모르게 말했다. 그 계획을 생각해 왔던 것도, 비행기 표를 샀던 것도 아닌데, 정말 나도 모르게 툭... 말이 튀어나온 순간이었다.


그렇게 내뱉은 나의 한마디는 나를 움직이게 하였고, 어느덧 내 버킷리스트에 ‘푸바오 보러 청두 가기’가 올라가고... 그렇게 비행기 표를 사고, 숙소를 예약하고, 후다닥 나는 4박 5일간의 청두 여행을 하였고, 사흘 내내 푸바오와 함께 하며 우래기가 건강히 잘 지내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안심하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무심코 내뱉은  나의 말 한마디가 한 달이 안 되는 짧은 기간 안에 행동으로 옮겨진 경험이었다.


어쩌면 이 무심코 뱉은 한 마디는 내가 미처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나의 마음이 나도 모르게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더 신중을 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뱉은 나의 말엔 책임지고 행동해야지...


어쩌면 내 마음속의 그 한 마디가 내 행동을 결정할 수 있으니 오늘도 My lips are sea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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