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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Jul 22. 2024

The Stories of Me (2)

슬픔을 마주할 때

정말로 너무 힘들고 슬픈 일들이 오면,

그땐 피하려 해도 눈 감고 외면하려 해도

결국엔 그 슬픔이 나를 저 밑으로 끌어내려가

아무도 해결 할 수 없을 듯 어떤 빛도 희망도

안보이는 곳으로


도망치고 잊어버리려 다른 일에 집중해도

이 일은 내일이 아니라고 애써 발버둥친다 해도

괜찮다고 이젠 다 괜찮아졌다 말해도

결국엔 시간을 끌며 피했을 뿐


결국

오롯이 슬픔을 마주보고

나를 스스로 일어나게 하면

이것이 무언인지를 바라보게 되지


 깊은 어둠 속에서 슬픔과 나만 남을때

슬픔과 나는 서로 이해할 수 있어


해결하는건 아직 아니야

그저 제대로 마주하는 것 그것 부터가

시작이야



화실 선생님을 두번째 만난 날,


`오늘은 어떤 것을 그려보실래요?`

`정말 슬픈 감정을 그리고 싶어요

이제는 그 감정을 마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그려서 그 감정과 시간들을 남기고 싶어요`


선생님은 의아해 하신듯 했지만

귀여운 참새를 닮은 나의 선생님은,

곧 이해 하시는 듯 보였다


'그래서 슬픔이를 가져왔군요`

 

보고 그리기나 따라 그리기는

하지 않겠다고 패기 있게 생각했다

그것은 집에서도 할 수 있고 나는 화실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도화지에 옮길 때

희열을 느낀다 강요하지 않고 이야기를 잘

풀어내게 도와주는 선생님이 든든했다


하지만 오늘은 집에 있던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 피규어를 들고왔다

옷이 예뻐서 이렇게 그리고 싶었다


6시간 걸려 그렸던

이 그림은 더 더 슬프고 처절했던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었던 생각과는 달리

조금 귀엽기까지 해 보인다

(사실 내옷까지 세트인건 선생님의

아이디어셨다)


슬픔과 나를 연결하는 저 끈은

마치 내 이야기와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는

탯줄같은 존재이다 팽팽하게 잡지 않아도

천천히 전달되어 슬픔도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울어줄 그런 통로라고 생각했다


암흑인지 어둠인지 밑바닥인지 혹은 우주인지

아무도 없는곳에서 그저 슬픔과 나만이

존재하는곳에 도달해야

오롯이 마주하고 알 수 있다




< 슬픔을 마주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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