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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Aug 08. 2024

The Stories of Me (5)

내 아이들에게 화난 얼굴

아이셋을 키우다보니 아무리 웃고 싶고

화내고 싶지 않아도 그렇게 살아지지 않았다

물론 온갖 박사님들과 좋은 육아서적과 심리서적을 사고 보고 반성하고 매번 반복이였고

자는 아이에 귀에 대고

'엄마가 아까는 화내서 미안해 많이 사랑해'

이런 것도 수도 없이 했다  

이론과 실제는 다른법이다


아무튼 나도 오은영 박사님처럼 키우고 싶었다

감정을 섞지 않고 그저 단호하게

널 사랑하지만 이건 안돼

여기까지만 하고 싶었는데

때론 불뿜는 용처럼 온몸의 기력을 다하고

때론 꽥꽥 오리처럼 퍼득퍼득 짧은 날개짓을 하며

부르르 떨곤 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화가 많이 난 나를 그리고 싶었다 그걸 거실이나 주방에 걸어놓고 자주 들여다보며 내 화난 얼굴은 저렇게 무섭지 하고 화를 참길 원했다


그러나 네시간이나 걸려 완성한 그림은 뭔가 미묘했다 정말 무서운 눈과 표정을 그리고 싶었는데 어쩐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였다

내 손은,  내 무의식은 또 무엇을 한 것 인가


아이들에게는 큰일도 아닌데 혼자 타올라 화를 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인걸까 아니면 그렇게 아이들을 상대로 혼자 진지한 모습으로 잔소리하는것이 속으로는 언짢았던 걸까


사실 홈웨어인 목 늘어난 카키색 티셔츠를

 그리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그리지 못했다

밥풀도 묻어있어야 했는데 아쉽다


<내 아이들에게 화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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