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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

by 발태모의 포랍도

작은 아이를 번쩍 들어 안고

천진한 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 보는 순간

그것이 곧 과거와 미래로

통하는 길목임을 알았다


아이 얼굴 속 드러난

나의 어린 모습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우리 사이에는

흘러간 한 웅큼의 세월이 있다


물론 우리 사이에는 또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

나의 부재가 사실로 여겨질

그런 어떤 미래도 있다


찰나의 순간에

그 무시간적 시간에

과거와 미래는

그렇게 교차한다



어느 시인이 그랬듯 시간을 만약

위 아래로 흐르는 냇물에 비유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이 과거이며

어디가 미래인가?


무릇 모든 것은 위에서 시작하여

아래로 흘러가니

냇물이 먼저 거쳐가는 위가 과거요

아래가 곧 미래겠다


허나 달리 생각하면

아직 오지 않은 그래서 앞으로 다가 올

미래의 물은 저 위에 있지 않은가

아랫목에 흐르는 물이야 말로 이미 떠나가 버린 과거일 뿐이지 않는가


이 역설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나는 어느 곳을 향해 있는 걸까

시간에 이끌리며

혹은 떠밀리며, 어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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