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그 이유가
어젯밤 잠을 설친 그 이유가
눈이 따가운 그 이유가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안내문과
연결고리가 있을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 사이에
보이지 않을 뿐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거대한 흐름 속에 작은 의지가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할까.
그럼에도.
날갯짓을 한다.
수많은 변수 속에서.
날갯짓을 해야 살 수 있는 이유로 그저.
기상예보는 바뀌고
잠은 잘 자지만
눈은 따갑고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안내문은 바뀐다.
그것과 별개로.
날갯짓을 한다.
그림 David Hock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