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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기업 투자 실사에서 IP를 어떻게 봐야 하나

by 이준권 변리사

지난 칼럼들에서는 스페이스X 사례를 통해, 우주 기업의 IP 전략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우주 공간에서 특허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질문은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 회사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가?” 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 회사의 IP가 실제 사업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가?”입니다.

우주 산업에서는 이 질문이 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주 기업의 IP는 단순히 등록 특허의 숫자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주 분야에서는 특허가 발사체, 등록국(registry), 지상 단말, 정부계약, 규제 라이선스와 결합되어 효력을 갖습니다. 다시 말해, 우주 기업에 대한 IP 실사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실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1. 우주 기업의 IP 실사는 왜 일반 스타트업과 다른가?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 실사에서는 특허 수, 출원 국가, 핵심 기술의 권리화 여부, 공동창업자 간 권리 귀속, 주요 라이선스 계약 등이 핵심 체크포인트가 됩니다. 물론 우주 기업도 이 기본 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우주 산업에서는 여기에 훨씬 더 많은 층위가 추가됩니다.

특허는 어느 나라에 등록되어 있는가,

그 기술은 실제로 어느 국가에 등록된 우주물체에서 사용될 예정인가,

지상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와 특허 포트폴리오는 정합적인가,

정부 자금이나 정부계약 때문에 권리 행사에 제약은 없는가,

그리고 규제 라이선스와 기술 권리가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우주조약은 우주 자체에 대한 국가의 영유권을 부정하면서도, 우주물체를 등록한 국가는 그 물체에 대해 관할권과 통제권을 유지한다고 규정합니다. 미국은 더 나아가 미국의 관할 또는 통제 아래 있는 우주물체에서 우주공간에서 이루어진 발명의 실시를 미국 내 실시로 간주하는 조항까지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 기업의 IP는 단순히 “좋은 기술이냐”가 아니라, 어느 나라 registry로 운영될 것인가와 결합해 평가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이 바로 투자 실사에서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강한 미국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처럼 보여도,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가 미국 registry와 무관한 구조로 운영된다면 그 특허의 실효성은 기대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원 건수는 많지 않아도, 실제 발사·운용 구조와 정합적으로 설계된 권리망을 갖췄다면 방어력은 훨씬 강할 수 있습니다.



2. DD에서 정말 봐야 할 것: 특허의 숫자가 아니라 ‘작동 구조’

투자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특허의 건수보다, 그 특허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우주 스타트업이 위성 본체 기술에 대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매출은 지상 단말기, 지상국, 데이터 서비스, 통신 인프라 연동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투자자는 위성 본체 기술뿐 아니라, 지상에서 구현되는 사업 구조까지 포함한 IP 포지션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 포인트는 종종 놓치기 쉽습니다.

우주에 있는 기술은 멀리 있고, 침해도 포착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는 대개 지상에서 수익화됩니다. 단말기가 팔리고, 서비스가 제공되고, 데이터가 거래되는 곳은 결국 지상 시장입니다. 따라서 DD에서의 핵심 질문은 “우주에서 특허가 통하느냐”가 아니라, “이 회사의 권리 구조가 실제 수익이 나는 지점을 방어할 수 있느냐”에 가깝습니다.


WIPO 역시 IP 실사는 단순한 권리 확인 절차가 아니라, 거래 조건과 가격, 심지어 거래의 지속 여부까지 바꿀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우주 기업이라면 그 영향은 더 큽니다. 기술이 좋아 보여도, 실제로 투자자가 기대하는 시장에서 독점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IP의 가치 역시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3. 정부계약과 공공자금은 왜 반드시 확인해야 하나

우주 산업은 민간 비즈니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부계약과 공공 연구자금과 매우 밀접합니다. NASA, 미국 국방부, SBIR/STTR, 각종 국가 프로젝트와 연결된 기술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겉으로는 회사 명의의 특허처럼 보여도, 그 발명이 정부 자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회사의 권리 행사에 제한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표준 특허권 조항은 정부 자금으로 개발된 발명에 대해 계약자가 일정 요건 아래 권리를 유지하도록 허용하지만, 동시에 정부에 비배타적 실시권 등을 남겨 둡니다. NASA는 별도의 patent waiver 제도도 운용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것이 매우 실무적인 리스크입니다.

등록증만 보면 회사 자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권리가 남아 있거나, 특정 의무를 이행해야 하거나, 활용·이전·라이선스에 제약이 걸려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주 기업 DD에서는 단순히 “이 특허가 회사 명의인가”만 보면 부족합니다.


반드시 다음 질문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 기술은 어떤 연구비로 개발되었는가

정부계약이 개입되어 있는가

waiver가 있었는가

정부의 실시권이나 보고 의무가 남아 있는가


투자자가 사려는 것은 등록번호가 아니라, 실제로 행사 가능한 독점권이기 때문입니다.



4. 규제 라이선스와 IP는 따로 볼 수 없다

우주 산업에서는 IP와 규제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FAA의 발사·재진입 라이선스, FCC의 위성 라이선스, NOAA의 원격탐사 라이선스 등은 사업 가능성을 직접 결정합니다. 따라서 투자 실사에서 특허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가장 중요한 사업 리스크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허가 아무리 좋아도 발사가 지연되거나, 위성 운용 라이선스가 나오지 않거나, 원격탐사 데이터 활용이 제한된다면 실제 사업화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라이선스 유무가 아닙니다.


그 라이선스 구조와 회사의 IP 전략이 서로 맞물려 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하려는 우주 통신 기업이라면, 그 국가의 규제 구조와 지상 서비스 구조에 맞는 권리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합니다. 또 원격탐사 기업이라면 특허, 데이터 권리, 라이선스, 수출통제 문제가 하나의 패키지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즉, 우주 기업 DD에서는 특허가 독립된 자산이 아니라, 규제 인허가와 함께 작동하는 사업 인프라의 일부로 보아야 합니다.



5. 스페이스X 사례가 DD 관점에서 흥미로운 이유

이 지점에서 스페이스X 사례는 좋은 비교 기준이 됩니다.

스페이스X의 초기 사업은 로켓과 발사 서비스 중심이었고, 이 구조에서는 영업비밀 중심 전략이 상당히 합리적이었습니다. 기술은 회사 내부라는 블랙박스 안에 있었고, 고객은 결과물인 발사 서비스를 구매했을 뿐 핵심 기술 자체를 손에 넣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타링크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스타링크는 단순 발사 서비스가 아니라, 단말기·안테나·지상 인프라·네트워크가 결합된 사업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장에 노출되는 기술이 많아지고, 특허의 역할이 달라집니다.

투자 실사 관점에서 보면, 이 변화는 단순히 “특허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정확히는, 사업 모델이 바뀌면서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IP의 종류도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즉, 어떤 회사가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보지 않고 특허 포트폴리오만 평가하면 중요한 맥락을 놓치게 됩니다. 폐쇄형 기술 중심 회사와, 단말·서비스 중심 회사는 같은 기준으로 IP를 볼 수 없습니다.
우주 기업 DD는 결국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그 회사가 지금 어떤 사업 구조로 이동하고 있는가를 함께 읽어내는 작업입니다.



6. 투자 실무상,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제 판단으로는, 우주 기업 DD에서 가장 위험한 착시는 “특허가 많으니 방어력이 있겠지”라는 생각입니다.

우주 기업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권리는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예정된 발사체, 등록국, 지상 서비스 구조와 맞지 않아 실효성이 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허 숫자는 적어도, 실제 사업 구조와 정확히 맞물린 나라와 영역에 선별적으로 권리를 잡아 둔 회사는 훨씬 강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제 의견으로는, 우주 기업 IP DD는 최소한 아래 네 가지 층위로 봐야 합니다.

첫째, 권리의 존재: 특허, 출원, 영업비밀, 소프트웨어, 데이터 권리 등 실제로 무엇이 있는가?

둘째, 권리의 연결성: 그 권리가 등록국, 발사 구조, 지상 서비스, 주요 시장과 실제로 연결되는가?

셋째, 권리의 제약: 정부 자금, NASA 계약, 수출통제, 공동개발계약 등으로 권리 행사에 제한이 없는가?

넷째, 권리의 사업성: 그 IP가 실제 exit, 협상력, 방어력, 밸류에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산인가?

이 네 가지를 함께 봐야, 그 회사의 IP가 단순한 기술 장식인지, 아니면 실제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자산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7. 결론: 우주 기업 DD에서 IP는 ‘권리 목록’이 아니라 ‘사업 구조’다

결국 우주 기업의 투자 실사에서 IP는 일반적인 스타트업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우주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 투자자의 관점에서 권리는 여전히 관할, 등록국, 발사 구조, 라이선스, 계약, 수출통제의 언어로 작동합니다.

이 점을 놓치면, 데모는 훌륭하고 기술은 매력적이지만 실제 독점력은 기대보다 약한 회사를 높게 평가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구조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면, 아직 특허 숫자는 많지 않더라도 실제 사업과 정합적인 IP 전략을 가진 우주 기업을 더 빨리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주 기업 DD에서 좋은 질문은 결국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사가 특허를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회사의 권리 구조가 실제 수익 모델과 규제 구조를 방어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회사라면, 그 IP는 단순한 법적 권리를 넘어 투자자에게 설명 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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