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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Jun 11. 2024

케링 그룹 미술관 - 파리 피노 컬렉션  

김수자 작가  bourse de commerce

구찌와 입생로랑을 보유한 케링 그룹의 미술관 피노 컬렉션에서 한국 작가의 전시가 열렸다.

입구에서 피노 회장이 손님을 맞아주고 있다.
현재 가장 핫한 제프 쿤 전시도 진행 중


프랑스 한국 문화원을 비롯해 한국 기사에서도 이 전시가 소개되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물론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인증 사진을 올렸다. 그래서인지 작년 방문 때는 볼 수 없던 한국어 안내 책자가 놓여 있었고 한국말도 사방에서 들릴 만큼 한국인들이 많았다.


우선 내가 김수자 작가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파리 갤러리 라파예뜨 옥상에서의 전시소개글이었다.  

단순히 유리에 무지개색 빛 셀로판지를 붙였나 정도였다.

왜냐면 갤러리 라파예뜨 자체가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접 가보지 않았더라면 이번에도 역시 '바닥에 거울 깐 건데 뭘...' 라고 생각할 뻔했다.

거울 바닥 위에 올라가는 순간 황홀해졌다. 이런 황홀함은 작년 크리스찬 디올 전시 이후 오랜만이다.


미술관을 몇 시간 돌아 드디어 멋진 작품 히나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 작품 하나에 트레가 확 날아가는  순간.

 그냥 거울 위에 올라가 있는데 트레스가 확 날아가면서 아드레날린 이 폭발하는 듯했다.

너무 예쁘고 행복해져서 거울방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다.


            설치 전시 : 흐르는 대로의 세상 - To Breathe

아래 글은 미술관에 비치된 팜플렛 한국어 버전을 그대로 옮겼다.


자유 창작 권한을 받은 대한민국의 김수자는 <호흡- 별자리 To Breathe - Constellation» 를 통해 박물관의 로툰다, 쇼케이스 및 지하 공간을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빛냅니다.

작가는 "소유할 수 없지만, 모두와 나눌 수는 있는 물과 공기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라고 말합니다.


유랑 작가, 노마디즘의 창시자로 불리는 김수자는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짐을 풀듯 근 40년간의 작업 활동을 망라하는 작품을 부르스 드 코메르스 쇼케이스에 풀어놓았습니다. 김수자의 작 품에는 동양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활기 없어 보일 수 있는 오브제에 형태와 생명을 부여하고, 보이지 않음과 덧없음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는 무형의 존재를 탐구합니다. 작가는 모래알부터 곡물, 도자기 혹은 찰흙으로 만든 구, 보따리(천으로 싼 꾸러미), 달항아리까지 주로 원형 오브제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공백과 무한의 건축을 탐구하는 안도 타다오의 사유와 공명하면서 김수자는 로툰다를 부양하는 듯한 아찔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유리 돔을 통해 보이는 하늘이 끝이 보이지 않는 심해로 변한 전복된 세상은 공간에 대한 우리의 감각과 인체의 중력에 대한 인식을 왜곡합니다.


바닥을 덮은 거울을 통해 김수자는 본질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빈 공간을 극대화하여 색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관람객의 몸은 하늘과 땅을 잇는 세로축이 되어 관람객 스스로 자신의 존재와 모든 움직임을 인식하는 비자발적 해석자가 됩니다.

일회용 종이 신발을 신고 입장 해야한다.

딸아이 한글학교 수업 3시간 동안 여유롭게 이곳에서 2시간 동안 전시를 봤다. 그리고 남은 40분 정도를 이 거울의 방에 앉아 책을 읽다 왔다.


이게 진정한 휴식 아닐까. 딸아이 픽업 시간만 아니었다면 저녁까지 머물고 싶었다.


미술관장도 이곳이 너무 아름다워 매일 내려와 이곳을 본다고 한다.


https://youtu.be/4g9LZ3hiCUE?feature=shared


지하에는 김수자 작가의 보따리 전시도 진행 중이다.


김수자는 서울의 한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1980 년대에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깨달음을 얻은 뒤 전통적인 의미의 순수예술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행위, 오브제, 관습, 그리고 그것들이 지니고 있는 상징과 시적인 의미에 관심을 갖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바늘 여인이 상영됩니다. 영상에서 김수자는 세계 곳곳을 무대로 화면에 등장합니다. 작가는 부동의 자세로 홀로 등을 보인채 도회 생활의 번잡함을 마주하면서 그것에 저항하는 하나의 축처럼 서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영원한 가속에 내몰린 세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거의 보이지 않는 익명의 존재처럼 은유적으로 사용하면서 마치 바늘처럼 부동성과 수직성으로 세상이라는 천에 새겨들어 겸허하게 세상의 틈과 흠결을 꿰맵니다.


로비의 중앙에는 그녀의 첫 번째 영상 작품 <바느질하며 걷기 경주» 가 한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알록달록한 다섯 개의 보따리와 함께 전시됩니다. 천 조각을 둥글게 싼 보따리는 평범한 오브제이자 이동의 상징으로서 결혼, 탄생과 죽음을 포괄하는 한국인의 삶의 주기와 동행합니다.


오디토리움에는 «실의 궤적» 전편이 상영됩니다. 작 가는 세계 여러 대륙을 옮겨 다니며 천을 둘러싼 다양한 직조문화를 모자이크로 짜내고 이를 여섯 챕터로 구성된 한 영상에 담았습니다. 김수자는 영상에서 인류와 직물 사이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관계를 드러냅니다. 순환적인 직조 행위와 그 행위에 응축된 서사와 함께, 시간을 초월하는 여행으로 관람객을 안내합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피노 컬렉션은 현대 미술관 중에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곳이다.

"이게 뭐지? 이걸 왜? 애기가 그린 건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나는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을 가장 많이 방문했고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이다. 그곳은 단순하다. 유명한 작품들을 전시하기 때문에 의문점을 두지 않는데 이곳은 늘 생각하게 만든다.

를 들면 이런거다.

뒤상의 변기 다음 작품?
인덕션과 청소기
건강을 모티브로 한 설치 작품. 재밌긴 했는데 이것도 설치 예술?
사고난 페라리

예술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난 더 깨달아야 할 듯하다.


현재 이 미술관에 가장 핫한 작품은 제프 쿤의 풍선이다.

실제로 보니 크고 예뻤다. 그는 뱅크시, 앤디워홀처럼 예술의 개념을 바꾼 사람 중 하나다. 고귀하던 예술을 공장에서 찍어 단시간에 빠른 속도로 자신의 작품을 전 세계에 팔아 돈을 벌었으니 혁신가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좋은 전시 소식이 많던데 인간관계에 지쳐 피곤할 때 혼자 조용히 미술관에 방문해 힐링하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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