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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인 Jul 06. 2023

<맨투맨> 2.0.0 업데이트 (2)

VOC를 기반으로 문제 정의 후 솔루션 도출


외국인과 대화할 때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빠른 번역으로 외국인과의 대화를 돕는 '맨투맨' 앱을 만들고 있는 PM 유정인입니다.


이전 글에서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앱 만족도 조사와 비대면 UT 인터뷰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문제 정의를 하고 솔루션을 도출해냈는지 그 과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VOC 기반 문제점 정의 및 솔루션 도출

인터뷰 결과, 앱은 유저들에게 불친절했습니다. 앱 사용 테스트에서 과제를 모두 성공한 인터뷰이는 3명 중 단 1명뿐이었습니다. 2명의 인터뷰이의 화면 녹화 영상을 다시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앱 사용 테스트에서 발견한 3가지의 문제점입니다.

1. 상대방 말 음성인식하는 기능을 사용할 줄 모른다.

2. 번역창 뒤집는 기능을 상대방 음성 인식 기능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3. 번역이 끝난 후 나가는 버튼을 삭제 버튼으로 오해한다.


팀의 디자이너와 각 문제점의 원인에 대해 정의하고, 새로운 디자인 솔루션을 도출해 냈습니다.



1. 상대방 말 음성인식하는 기능을 사용할 줄 모른다.

문제 정의


기존의 맨투맨은 하나의 버튼으로 2가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음성 인식 버튼(마이크 모양)을 터치하면 내 음성을 인식하고, 음성 인식 버튼을 위로 드래그하면 상대방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 버튼의 행동유도성이 명확하지 않아 터치 인터렉션만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유저가 터치, 드래그가 모두 가능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디자인을 요청했습니다. 여러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은 결과 아래와 같은 디자인 시안이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디자이너가 나에게 물어본 시안만 최소 10개가 넘었고, 그 외에도 많은 후보군이 있었다.)


음성 인식 버튼



2. 번역창 뒤집는 기능을 상대방 음성 인식 기능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문제 정의


기존에는 마주 보고 있는 상대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번역 결과창을 뒤집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능이 마이크 옆에 있다 보니 음성 인식과 관련 있는 기능으로 인식하는 경우를 발견했고, 근접성의 원리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 오류로 정의했습니다.

상하반전 버튼을 없애버리고 유저가 자연스럽게 취하는 행동을 기반으로 번역 결과창이 뒤집어지도록 디자인을 수정했습니다.


휴대폰을 45도 기울여 번역 결과창을 뒤집는 것으로 변경


관찰조사를 통해 마주 보고 있는 상대와 대화하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돌려서 보여주거나 기울이는 행동을 발견했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했습니다. 휴대폰을 앞쪽으로 45도 이상 기울이면 번역 결과창이 뒤집어지도록 기능이 변경되었습니다.



3. 번역이 끝난 후 나가는 버튼을 삭제 버튼으로 오해한다.

문제 정의


텍스트 입력 또는 음성 인식을 통해 번역이 끝난 경우, 위 사진의 맨 왼쪽 화면처럼 파란 X버튼이 텍스트(화장실이 어디에요?) 우측에 뜹니다. 이 X버튼을 누르면 메인으로 돌아오며 최근 기록에 내용이 저장됩니다.

유저들에게 테스트한 결과, 파란 X버튼을 최근 기록 삭제하는 것으로 완전히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 다음 번역을 진행하여 최근 기록에 저장되지 않는 등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메인으로 돌아가는 버튼과 최근 기록 삭제하는 버튼의 디자인이 같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정의했습니다. 최근 기록을 숨기고 싶다는 유저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최근 기록은 원할 때 간단한 액션으로 펼칠 수 있도록 기능을 변경했습니다.


변경된 번역기록(최근 기록) 기능


번역기록 디자인은 애플의 기본 메일함을 레퍼런스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달로 띄운 번역기록 리스트는 스와이프 제스처로 삭제할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번역 입력창의 테두리를 만들어 유저들에게 익숙한 텍스트 입력창처럼 만들었습니다. (위 그림의 우측 참고) 따라서, X버튼도 메인으로 돌아가는 버튼이 아닌 텍스트 입력을 초기화하는 버튼으로 인식되도록 유도했습니다.


변경된 온보딩 화면

달라진 기능에 따라 온보딩도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습니다.




레슨런


1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도출하는 과정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문제 정의는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었지만, 디자인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기능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다 보니, 때로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벗어나는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유저들의 지속적인 피드백 수렴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습니다.


(+ 팀 회의에서 나의 발언에 대한 회고)

팀 회의 때, 팀원들에게 번역기를 포기하자는 말도 많이 했습니다. 번역기를 만드는 팀인데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이 나중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번역 결과가 부정확하다는 피드백을 받아도 번역 기술은 API로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저희 팀이 고칠 수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PM이었기에 앱의 확장성과 팀의 비전을 최우선으로 이렇게 말은 했었지만, 막상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보니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번 업데이트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물입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으며 어떻게 해야 될지 답을 찾기 힘든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함께 고민해 준 디자이너와 개발자 팀원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번 업데이트가 디자인으로 유저의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좋은 예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맨투맨 팀은 더 쉽고 빠른 외국인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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