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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디울 Apr 25. 2017

브런치 차려주는 남자

 빠에야




주말이 되면 셰프가 만들어주는 멋진 브런치를 먹는 호사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특별히 sns나 블로그에 집 식탁풍경을 올린 적 없지만 

가끔  보고 먹기만 하기 아까운 생각에 최상의 화질을 보장 못하는 핸드폰으로라도

음식들을 찍어둔 적이 있긴 합니다.


뉴스를 보거나 이런저런 사람들의 얘기를 듣거나 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었다가

나의 생각을 버무린 모두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하듯 1인칭으로 만화를 그린다고 한 것이 정글라이프라는 작업이었습니다. 모두의 이야기를 해보리라는 만화 작업과는 달리 

 정작 이렇게 주말마다 공들여 차려주는 식탁을 마주하면서도

멋쩍은 마음으로 공개하지 못했던 남편의 멋진 식탁. 작은 나의 주말 이야기.

왠지 아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그런 곳이잖아요. 

알뜰살뜰하게  예쁜 첫딸의 앙증맞은 사진을 올리고 같이 백일, 돌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곳.

감히 꿈도 못 꿀 법한 아프리카 오지까지 씩씩하게 신혼여행을 갔다 오면서 구석구석의 미지의 세계를 알려주는 곳. 내공 깊으신 작가님들의 내밀한 이야기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곳. 각종 전문가들의 현장 이야기를 귀동냥할 수 있는 곳. 쭈뼛거리기보다 할 수 있는 내 얘기를 맘껏 할 수 있는 곳이 브런치가 아니랴 하는 마음으로 미뤄두었던 주말 식탁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개그맨은 집에서 오히려 집에서 과묵하다거나 요리사는 집에서 요리 안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밖에서도 집에서도 온통 음식 생각뿐인 남편은 기꺼이 주말에도 

정성스럽게 식탁을 차려 줍니다.  별로 요리에 지대한 관심 없는 와이프 때문에

다양한 식재료가 준비되어 있지 못하고

전문 조리실 같은 화력과 공간이 준비되지 못할지언정

그야말로 아내의 빈약한 냉장고를 탈탈 털어서

행복한 식탁을 선사해주는 남편은 공개하고 칭찬해주어야 마땅하다는 ㅎㅎ

양심의 발로가 이야기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밖에서는가격이  좀 부담스러워 선뜻 사먹지 못했던 빠에야.

집에서 해준다는 말에 믿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먹어 봅니다.

낯선 샤프란 풍미도 거슬리지 않고 노란 색채를 띄는 컬러감을 배가시켜주는 화려한 음식.

마침 싱싱한 홍합과 새우도 집 근처에서 쉽게 살 수 있고 해서 이 기회다하고

해산물 풍미넘치는 빠에야를 집요리로 먹어봅니다.



같이 어울러 먹었던 깜바스 알 아히요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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