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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Jun 10. 2023

나는 늙지 않았다.

 40살을 앞둔 아저씨의 자기 합리화

예전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재미있게 읽었다. 그중 가장 웃겼던 부분은 '나는 늙지 않았다'를 반복하던 대목이었다.

젊은이보다는 늙었지만 진짜 늙진 않았다. 사이에 낀 곤란한 이 시기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중년 후반'은 '후반'이라는 말 때문에 별로지만, '노년 초반'보다는 훨씬 나은데, '老'라는 단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나는 늙지 않았다.


내가 마흔 살이 되려면 반년이나 남았다. 객관적으로 봐도 늙은 나이는 아니다. 아직 한국에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훨씬 많다. 써놓고 이게 맞나 싶어 찾아보니 2020년 기준 남성 중위연령은 41.4세다. 만 나이일 테니 아직 한참 남았다. 나는 늙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웃자고 한 이야기 었지만, 직장에서 40은 늙은 것이 맞다. 보통 40대 중반에는 조직장을 맡고, 40대 후반부터는 임원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40을 앞둔 내 나이면, 미래 걱정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 비관적인 현실을 상기하고자 쓰는 글은 아니다. 직장에서의 '늙음'은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지에 대한 내 생각을 써보고 싶었다.


나이가 많아도, 어린 동료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젊은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늙음'은 나이 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작용한다는 것 아닐까?


첫째.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주변 사람들 몇몇을 생각해 보면, 먼저 외적인 요소가 떠오른다. 탄탄하거나 날씬한 몸, 잘 관리된 피부와 헤어스타일, 깔끔한 옷차림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명품이나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치장한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좋은 스타일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둘째. 나이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사람은 생각이 젊다. 젊은 생각이란 유행어, 줄임말, 아이돌 노래와 멤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설프게 배워온 젊음으로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던 부장님들이 떠오른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방성과 수용성이다.

젊음은 호기심이 많고 새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반면에 늙음은 과거 자신의 경험세계에 갇혀서 변화에 둔감하다. 이것을 바꿔 생각해 보면, 나이가 많아도 젊음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아직 늙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 나는 아직 늙지 않았어!




스무 살에는 자유와 해방감이, 서른 살에는 열정과 의욕이 찾아왔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어떻게 다가올지 사뭇 기대된다. 젊음과 늙음의 중간에 있는 나이, 아직 젊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운동하고 배운다. 죽을 때까지 성장판이 닫히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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