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이유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20대 때는 좀 즐겨야지.”
“지금 안 놀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해.”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으며 자랐다. 중학생 때부터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20대·30대 선배들에게서 “너는 아직 젊어서 좋겠다”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자연스럽게 나는 ‘젊을 때는 조금 여유 있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나이는 20살을 향해가고 있었고 이미 경력이 취업걱정 안 할 만큼 쌓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워라밸을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선택하게 됐다. 요리사가 워라밸이라니 상상하기 힘들지만, 방향성을 신중히 고민해서 진로선택을 하면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렇게 나는 20대 초반을 즐기기 시작했다. 월-금 40시간 근무에 월급도 평균 직장인만큼 잘 받았다. 연장근무도 없었고, 주말엔 놀러 가고 평일저녁에는 취미생활을 즐겼다. 돈만 없을 뿐이지 이게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삶인가 싶었다. 어릴 때부터 노력한 게 결실을 맺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편안했다.
생활은 편했지만 금전적으로는 늘 빠듯했다. 갖고 싶은 걸 쉽게 사지 못했고, 가고 싶은 곳도 쉽게 가지 못했다. 시간은 있었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정말 자유로운 상태일까?”
쉬고 싶을 때 쉬는 건 가능했지만, 하고 싶은 걸 하기는 어려웠다.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형식적으로는 누구나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체감하는 자유는 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유를 세 가지로 나눠서 생각하게 됐다.
• 물리적 자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가
• 시간적 자유: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 경제적 자유: 비용 때문에 선택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가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자유롭다고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으면 선택은 제한된다.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으면 삶은 여전히 구속된다.
돌이켜보면 나는 시간적 자유만 일부 누리고 있었을 뿐, 나머지는 거의 없었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장기 여행이나 새로운 시도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겉보기엔 여유 있어 보였지만, 내 선택지는 생각보다 좁았다.
그때부터 ‘편한 삶’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삶의 목적이 이 세 가지 자유를 점점 넓혀가는 데 있다고 느꼈다.
그 자유는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는다. 각자의 선택과 방향 설정의 결과다.
그래서 관점이 바뀌었다
“지금은 좀 즐겨도 돼”라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말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조언인지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사람마다 원하는 인생의 형태도 다르고,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도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내가 원하는 선택지를 얻기 위해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워라밸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편안함’과 ‘자유’를 같은 의미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다. 나 역시 그 질문에서부터 지금의 방향이 시작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