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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원 Jun 25. 2024

9화: 함정과 배신, 그림자 세력의 계략

지훈은 퀘스트 게시판 앞에 서서 새로운 퀘스트를 확인했다. 홀로그램 화면에는 '그림자 세력의 첩자 색출'이라는 퀘스트 제목이 붉은 글씨로 번쩍였다. 퀘스트 내용은 그림자 세력의 첩자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지훈은 퀘스트를 수락하며 굳게 주먹을 쥐었다. 루카스의 배신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그림자 세력에 대한 분노를 더욱 키웠다.


"블랙 마켓... 거기서 놈들을 찾을 수 있겠지."


지훈은 낮게 중얼거리며 블랙 마켓으로 향했다. 블랙 마켓은 아바타 시티 지하에 위치한 비밀 시장이었다.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낡은 건물 지하에 숨겨진 입구가 나타났다. 입구는 녹슨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고, 주변에는 험악한 인상의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지훈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블랙 마켓 안으로 들어섰다.


블랙 마켓은 온갖 불법적인 물건들이 거래되는 곳이었다. 희귀한 아이템, 불법 무기, 심지어는 납치된 사람들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늘어선 가판대에는 기괴한 물건들이 가득했고, 퀴퀴한 냄새와 함께 욕설과 고성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훈은 퀘스트 목표인 첩자를 찾기 위해 시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쉴 새 없이 주변을 훑었고, 귀는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저기 좀 봐."


지훈의 동료 중 한 명인 '케이'가 한 남자를 가리켰다. 남자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채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듯했고, 손에는 작은 쪽지를 쥐고 있었다.


"저 자가 첩자인 것 같아."


지훈은 케이의 말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접근했다. 남자는 지훈과 케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쪽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잠깐, 당신!"


지훈이 남자를 불러 세웠다. 남자는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손은 쪽지를 숨기려는 듯 허둥지둥 움직였다.


"무슨 일이죠?"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불안정했고, 식은땀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당신, 그림자 세력의 첩자지?"


지훈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지훈에게 휘둘렀다. 그의 움직임은 빨랐지만, 지훈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역시 첩자였군."


지훈은 차갑게 말하며 복수의 검을 뽑아 남자의 공격을 막아냈다. 두 개의 검이 부딪히며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남자는 발버둥 치며 저항했지만, 지훈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지훈은 남자를 제압하고 그의 로브를 벗겼다.


"루카스, 네가 어떻게..."


지훈은 충격에 휩싸였다. 남자의 정체는 놀랍게도 지훈의 동료 중 한 명인 '루카스'였다. 루카스는 지훈과 함께 그림자 세력에 맞서 싸우던 동료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미안하다, 지훈.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그림자 세력은 너무 강해. 나 혼자서는 그들을 이길 수 없어."


루카스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배신자!"


케이는 분노에 차서 루카스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눈에서는 증오의 불꽃이 타올랐다. 하지만 지훈은 케이를 제지했다.


"진정해, 케이. 루카스는 이미 충분히 벌을 받았어."


지훈은 루카스를 풀어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 루카스는 고개를 숙인 채 블랙 마켓을 떠났다. 그의 뒷모습은 작고 초라해 보였다.


"지훈, 저 자를 그냥 놔줘도 되는 거야?"


케이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아직 분노가 남아 있었다.


"루카스는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어. 그에게 필요한 건 벌이 아니라 용서야."


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과 함께 연민이 묻어났다. 그는 루카스의 배신에 상처를 받았지만, 그를 미워할 수는 없었다. 루카스는 그림자 세력의 계략에 빠져 어쩔 수 없이 첩자 노릇을 했을 뿐이었다.


지훈은 루카스를 용서했지만, 그림자 세력에 대한 분노는 더욱 커져갔다. 그는 그림자 세력의 음모를 막고 잠부딥바를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고, 복수의 검은 그의 손에서 붉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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