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을 계발해야 하는 곳

페스탈로치가 말하는 교육의 본질

by 코랄코튼

학생들에게 네가 다니는 학교는 어떻니?라고 물어봤을 때, '정말 재미있어요! 경험할 것이 많아요!'라고 한다면, 정말 좋은 학교를 다니고 있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많은 분들이 자신의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는 재미있고, 경험할 것이 많다는 학교에 대해 입시에 방해가 된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진학률이 좋은지, 교사의 스펙은 좋은지, 학생들의 가정환경은 좋은지, 나의 자녀가 내신을 얻기 쉬운지 등을 먼저 따지게 된다. 왜 그러는 것일까? 아마도 지금의 사회 형태에서 '교육의 본질'은 '경쟁에서 살아 남아 누군가보다 상위 그룹에 속하여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어디서든 내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교육의 성인으로 불리는 페스탈로치(Pestalozzi, Johann Heinrich1746~1827)는 교육의 본질을 '인간성을 계발하는 일'이라고 한다. 루소(Rousseau, Jean Jacques 1712~1778)의 '에밀'에 영향을 받은 학자이며, 개인마다 내면에 갖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내 키워주는 것을 교육의 의미로 두고 있다. 페스탈로치가 표현하는 '인간성'에는 도덕적(heart), 지적(head), 신체적(hand) 모든 능력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인간성을 '계발'한다는 것은 3H 능력들을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립 임용 수업시연 도입 부분에서 '마음과 머리와 손이 정삼각형으로 균형을 이루고 이 정삼각형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오늘의 학습을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던 내 모습이 갑자기 떠올라서 페스탈로치의 교육의 본질에 대한 감회가 더욱 새롭다.


페스탈로치가 말하는 교육이란 현대 사회에서 진학을 위해, 취업을 위해,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똑같이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전인적인 성장과 완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요즘 중요시 요구되고 있는 '자기다움'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해야 하고, 그 이해를 위해 충분히 자신을 알아갈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알 수 있고, 해야 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내재적 가치를 형성하고 '나'라는 자아를 이해하고 성장시키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겐 맞고, 누군가에겐 틀린 경험으로 느껴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긍정적 피드백을,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의 주체는 본인 스스로가 되어야 하며, 주변 자극 요소들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처음이니까 누군가의 가이드가 필요할 텐데, 그 가이드를 학교에서는 교사가 맡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교사가 맞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경험으로 주입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자신도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존중받고 싶듯이, 교사라면 학생들 역시 개개인 다르다는 것을 존중해줘야 한다. 자신의 생각처럼 강요하거나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내 학생만의 특성으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학생이 자연적으로 경험하고, 직접 체험하고, 깨닫고, 직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하며, 학생이 자신을 탐색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 속 사회관계 안에서 그 기회의 장을 다양하게 열어줘야 한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자신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경험한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흥미에 맞는 사회적 역할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발달 시기에 따라,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역할이 바뀔 수 있으나, 자신의 인간성을 본질적으로 지켜 선택함에 큰 흔들림이 없게 된다. 오히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아가서도 자신의 인간성을 사회 속에서 지속 계발하게 되고 성장하여 그 시기에 자신에게 더욱 적합한 사회적 역할을 선택하게 되는 융통성과 현명함이 발휘된다.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자퇴를 했든, 이직을 했든, 진로를 변경했든 그 선택이 인생에서 하나의 성장 단계였을 뿐 실패로 간주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우리는 어느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어느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춰지기 위해 붕어빵을 찍어내듯 우리는 자신을 그 틀에 맞추는 것이 익숙하다. 그 틀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만들어주고 있으며, '그것만이 정답이다'라는 말에 부정할 이유조차 모르는 사람들부터 부정하지만 어쩔 수 없음을 느끼는 사람까지 현 사회를 만들고 있다.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만들고 있는 커다란 집단이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시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환경 요소이다. 또한 현사회는 앞전 시대와 미래를 이어가는 연결고리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모두에게 중요한 사회를, 세대를 넘나드는 사회를, 짧게 이기적으로만 보고 교육해서는 안된다. 교육에서도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은 '교육'의 본질을 흐려놓을 수밖에 없는 부정적 사회 현상을 초래한다.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자녀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인간성의 계발'을 중요시하는 것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기 이해를 위한 교육이 선행되고, 사회에 나아가서도 스스로 계속 발전시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하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선택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교육'의 본질을 모두가 이해하고 경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