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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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독 망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한창 경기 불황이 시작될것이라고 예상했던 2022년도 중반에는 그렇게 망한다고 생각한 회사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자본시장의 움직임은 선제적이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후행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사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제 주위에도 힘들어하는 대표님들이 많으니까요.
근데 호황기라고 느껴본적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현재와 같은 불황기가 있으면 호황기도 있겠죠 2010년 중반부터 이어진 스타트업의 대부흥기가 아무래도 호황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대에도 마냥 행복한 사람은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호황기라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시대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죠.
다만 불황기에 비교하면 조금 "덜"힘든게 호황기입니다. 너무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아도 일이 가끔은 성사되고, 리스크에 대해서 적당히 생각해도 살아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호황기입니다 호황기가 오면 뭔가 되게 다들 행복하고 걱정이 없고 아무렇게나 해도 펀딩을 받을 수 있을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시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은 안일함이 허용되는 시기일 뿐입니다.
이렇게 적당히 해도 괜찮은 시기: 호황기
지금 시기가 꽤 지나서 다들 기억에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시기에는 치밀함 보다는 속도가 더 중요시 되었습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것이 어떤 일이든 좋지만, 실제로 두가지 변수는 공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정확하고 치밀하게 무엇인가 하다보면 당연히 적당히 하는것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특히나 스타트업은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돈을 써야한다!
스케일업도 빠르게 해야되기 때문에 조금은 틀려도 괜찮다. 틀리면 뭐 다시하면 되니깐 일단 빨리해! 사업이 좋으면 돈이 모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가정들이 통하는 시기가 바로 호황기였습니다. 뭐 근데 스타트업만 그랬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가정에서도 이런 속도와 적당한 안일함이 통하는 시기였습니다. 코인 투자 붐이 불면서 다들 다양한 코인들에 투자를 시도했지만, 어떻게 이 코인의 값이 상승하는지에 대해서는 치밀함 보다는 적당한 감으로 움직였습니다. 한때 코인차트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잇는것을 보고 상승을 예측하는 짤방들도 많이 돌았습니다.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구나...라는 가정들이 생각나서 스스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이것외에도 IPO를 가는 회사에 돈을 묻으면 무조건 돈이 몇배 벌수 있다?? 는 말도 있었죠. 주식시장에서는 연간 20% 수익을 내는것은 너무나 쉽기에 집을 팔고 나는 올인한다 라는 게시물도 있었고...지금 생각하면 혼란의 마지막과 같은 멘트들이었습니다.
이 모든것들을 하나의 단어로 정리하자면 바로 "안일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빡세게 해도 살아남을 수 없는 시기: 불황기
반면 불황기에는 안일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아직도 안일하게 사업하는 분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것입니다. 그러면 망하는 기업이 없어야 할 것인데, 현실은 잘 아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는 당연히 리스크도 챙기고 긴장해서 치밀하게 일을 처리하겠지만, 과거의 안일함으로 인하여 쌓아놓은 숙제들은 그냥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안일함은 바로 빚을 만들어 놓습니다.
물론 안일하지 않게 사업해도 빚이 생겨납니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상 수익이 적은 기업들은 빡빡하게 사업을 해도 힘듭니다. 박한 마진으로 인건비를 주고, 운전자본을 돌리기 위한 최소한의 작업을 해놓으면 또 돈이 없으니까요. 근데 이제 과거에 생겨난 여러가지 다양한 빚으로 인한 어려움도 감내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은 더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돌이켜 보면 호황기와 불황기에 따라 마음가짐이 현격하게 달라지게 된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것들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대책없이 생각했던 면도 있던것 같고...저라고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힘든 분들이 본인의 잘못만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분위기
경기의 변화는 사람에게 한번에 오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서서히 빌드업을 하며 몸속에 스며듭니다. 아마 제가 불황기에 대기업을 다니다가 과감하게 스타트업으로 옮긴것도 그런 영향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려웠던 펀딩이 일부 기업들에게 쉽게 집행되는것을 보고서 뭔가 오고 있다는 감을 느꼇기 때문인거죠.
불황기 내내 타인의 회사를 팔러다니고, 건설사들 워크아웃업무를 하면서 밤을 새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익숙해 집니다. 어둡고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것이죠. 반대로 주위에서 사람들이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축하는 파티를 열고 매출액이 쭉쭉오르면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뭔가 세상을 내가 바꾸고 있다는 약간의 착각은 덤이겠죠.
혼자살며, 타인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자연인이 아닌 이상 우리는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호황기와 불황기를 겪으면서 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분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지독한 불황기를 지나고 잇지만, 몇년이 지나서 만약 또 활황의 시대가 온다면 여지없이 모두들 불타오르겠죠. 과거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나혼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불황기에도 살수 있고, 호황기에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존의 촉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먼저 꼭 유니콘이 되지 않더라도 생존만 할 수 있다면 항상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급격한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생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살아남으면 호황기에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잇을테니까요. 망하면 대부분 뒤가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제가 변한다면, 위에서 말씀드린것 같이 나홀로 경기와 관계없이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명히 시대의 흐름에 흔들릴 수 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주위에 수십년동안 사업을 하면서 견뎌오신 분들을 보면 이분들은 대부분 촉이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촉"이 있다는거죠.
전문지식의 보유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자기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거든요. 근데 살아남으신 분들을 보면 정확히는 모르지만, 뭔가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는 자신만의 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 이러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말이죠. 혹은 뭔가 돈이 될것 같은데? 라는 감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불황기에 유용하겠죠. 한방에 사업이 몰락할 수 있는 일들을 현저하게 줄여줍니다. 후자가 있으면 큰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질수도 있죠. 하지만, 어차피 사업을 하신 분들은 규모만 다르지 대부분 후자는 보유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 수 있을것 같아서 사업을 시작했으니까요. 근데 전자는 없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사업을 호황기에 시작했던 분들은 이런 감을 보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약, 이번 불황에서 살아남으신다면 분명 엄청난 촉을 지니게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말 운이였던 실력 덕분이었던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실력이 가지는 범위는 생각보다 적거든요. 여기에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망하고 힘들어졌는지를 보고 배운다면 아마도 다음 경기변화에 또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겁니다. 그것이 호황으로의 변화든, 불황으로의 지속이든 관계없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