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 어린이집 하원을 마중 나가니 허니와 달콤이가 모두 가방에 한가득 무언가를 담아 나옵니다. 한 달 동안 어린이집에서 했던 만들기, 꾸미기, 그리기 등의 활동 결과물입니다. 5세 반 허니반과 3세 반 달콤이는 과연 한 달 동안 무엇을 배웠을까 궁금해집니다. 가방 속의 내용물도 차곡차곡 정리할 겸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 주제별, 활동별로 유목화시켜보니 배운 것들이 꽤 흥미롭고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징별로 한 번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5세 (만 3세) 허니의 가방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영어'와 '수학' 워크북입니다. 'my alpahbet fairy'는 알파벳 파닉스 교재로 이번달에 허니는 알파벳 'e'와 'f'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이 읽어주는 영어 동화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영어 동화책은 가끔씩 허니가 읽어 달라고 가져올 때가 있어 읽어줍니다. 문어체 표현과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종종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읽어주는데 아들이 꽤 재미있어합니다. '수학' 워크북으로는 기수와 서수의 개념을 일상생활과 접목해 배운 모양입니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읽고 쓰고 셈하는 활동을 그림과 사진으로 익혔네요.
이번달은 개인적으로 누리과정의 5단계 영역 중 '의사소통영역'의 함양을 위한 워크북이 많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가족의 호칭 부르기'를 통해 엄마, 아빠, 동생 이외의 가족들의 호칭을 부르며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동화책을 통해 잘 알고 있는 '미운 아기 오리' 이야기도 다시 한번 상기해 보는 시간도 가졌네요. 허니가 집에 돌아와 자기 직전까지 재미있어하던 워크북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러블리하지'라고 하는 어린이 건강종합활동책이었습니다. 보건소 선생님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음식 골고루 먹기', '밤에 일찍 자기' 등의 기본생활습관형성에 관해 교육을 해주셨는데 허니에게 꽤나 인상 깊었는 모양입니다. '오늘 선생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하셨어~' 라며 졸린 눈을 비비면서까지 복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안전교육과 생명존중교육의 일환으로 '따라가면 안 돼요' 워크북을 공부했습니다.
3세 반 (만 1세 반) 달콤이는 국가 수준의 '표준보육과정'을 준한 교재와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받습니다. 이번 달 달콤이는 '아띠랑 코코' 교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놀잇감을 호기심을 갖고 탐색하는 활동, 자연 속의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는 활동, 일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감성 발달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목걸이 북을 직접 만들어 쳐보면서 소리를 직접 경험하는 활동도 했고, 촉감 모양 블록을 쌓아보기도 하고 줄지어 세워보기도 하는 오감 활동도 전개했네요.
최근 들어 달콤이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활동은 색깔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구별한다는 것입니다. 10 색상환에서 적어도 절반이상의 색깔은 정확하게 구별하여 말할 줄 알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색깔도 고를 줄 아는 취향도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집에서 색깔별로 사물을 무리 짓는 활동도 곧잘 해내고 있습니다. 악기마다 소리가 다른 것에 신기해하며 그 와중에서 '트라이앵글'과 '클래터' 악기를 제일 좋아한다는 모습에서 드럼과 장구를 제일 좋아하는 제 자신을 돌이켜봤습니다. 타악기를 좋아하는 특징도 벌써부터 닮는 것을 보니 역시 피는 못 속이는가 보다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매일 8시간씩 어린이집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위해 휴일엔 무조건 잠들기 직전까지 열심히 놀아줍니다. 그게 부모로서 아가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무엇을 하든지, 어디를 가던지 늘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일이라면 즐거워하는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6월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 다시 돌아온 주말을 어떻게 또 슬기롭고 지혜롭게 보내야 할지 고민을 해보아야겠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아들이 등원하기 전에 저에게 신신당부하네요
"아빠, 어린이집 끝나고 달콤이랑 나랑 자전거 가르쳐 줘. 나는 두발, 달콤이는 네발"
이렇게 오히려 미션을 주니 주말에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다소 덜었네요. 고마워 허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