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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Apr 24. 2019

사람 구경 중

190424

https://youtu.be/TqeVW2mFiFA

사람 구경 중(Sightseeing) / 종현


오늘로 더블린에 온 지 꼬박 일주일이 흘렀다.


지금까지 일주일 남짓의 더블린 생활을 되짚어보자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예상하지 못한 것에서 아차! 싶었던 순간들을 마주하기도 하고 아일랜드와 한국의 다른 점들을 발견하면서 신기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부딪치지도 않았고 이들과 편안하게 섞여 지내고 있는 중이다. 생각해보면 별 탈 없이 무던했던 일주일이였던 것 같아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


그래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더블린에 있었던 일주일 중 4일이 Easter Holidays(부활절 연휴)여서 아일랜드 사람들이 긴 휴가를 가졌고(홈스테이 아주머니 말로는 이날이 오기만을 다들 엄청 기다렸다고), 그래서인지 나는 바쁜 더블리너 모습도, 그리고 여유로운 더블리너의 모습들도 더불어 두루두루 볼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계획했던 대부분의 일들은 수포로 돌아가거나 다음 주로 미뤄졌지만!)


그리고 오늘도 나는 사람 구경을 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홈스테이 하우스가 있는 Hanover Quay 근처는 관광지가 아니라 젊은 아이리쉬들이 사는 주거 공간이다 보니, 아시안이 정말 정말 없다. 여태껏 내가 이 근처에서 뽈래뽈래 다니면서 스쳐 지난 아시안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그래서인지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빤히 보는 시선들을 직격타로 맞을 때가 참 많다. 눈빛이 불쾌한 건 아니고 그냥 낯선 이방인이 지나가니 신기해하는 것 같다. 처음엔 그게 참 어색하고 이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그들을 구경하게 되고 관찰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희열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러다 얘기를 걸게 되는 순간에는 또 서글서글하게 다가와 주니 참 고맙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까지는 오늘 선곡한 이 노래와 내 상황이 다른 듯 같은 듯 하다. 바쁜 그들의 일상 속에 큰 트러블 없이 스며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친한 누군가가 있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은 함께 수반되어 있는 중. 나도 영어 실력이 하루빨리 늘어 그들과 농담을 나눌 수 있게 되고 몸에 남아있는 경계와 긴장을 좀 더 덜어내면 지금보다도 더 편하게 더블린에서 지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걱정과 잡념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으니, 지금은 그냥 이 사람들을 온전히 받아들여 보자.  


+)종현은 내가 참 즐겨듣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종종 자주 엄청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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