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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Sep 14. 2021

발레에 진심입니다

엄마의 발레일기 1


 타이즈를 신고, 레오타드를 입고, 슈즈의 끈을 발에 딱 맞게 조여 신은 다음, 마지막으로 스커트를 둘러주고 리본으로 마무리 한다. 무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 앞쪽 거울과 옆쪽 거울이 만나는 제일 앞 왼쪽 구석자리, 마음 속으로 정한 내 자리에 매트를 깔고 나면,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취미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대략 1년 8개월쯤 되었다. 처음 발레를 시작하게 된 건, 어이없게도 하늘하늘한 발레 스커트에 반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SNS 계정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내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는) 파스텔 톤의 사랑스러운 발레스커트를 발견한 순간, 그냥 꽂혀버렸다. ‘아, 이건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를 배우기 전에는 단순하게 우아한 동작들이 반복되는 부드러운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의 오해를 단숨에 깨준 첫 번째 클래스 이후, 나는 발레에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눈과 몸으로 동작을 비슷하게 따라 하느라 바빴던 초보(?)시절을 지나, 동작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자연스럽게 순서를 따라가며 피아노 선율에 리듬을 타게 된다. 풀-업(full-up) (아랫배에 힘을 주면서 갈비뼈와 명치 또한 튀어 나오지 않게 힘을 준 상태)으로 차근차근 동작들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등에 땀이 맺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를 틀리지 않았을 때의 뿌듯함. 이전엔 안되던 동작의 라인이 조금씩 잡혀가는 성취감. 발레를, 발레를 하는 시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다.


 요 근래 급격한 바이러스 확산세로 무려 3주만에 클래스에 출석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거울 속의 나에게만 집중해 본다. 내일 아침에는 몸 구석구석이 아프고 당기겠지.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허리를 돌릴 때 마다 찌릿찌릿한 기분 좋은 근육통. 생각만해도 짜릿하다. 취미로 하는 발레에 뭐 그렇게 열심이냐고? 나는 이 운동에 진심이기로 결정했으니까. 오늘의 이 열심은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 스스로 다짐해본다. 오늘도 꾀 부리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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