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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Oct 12. 2021

발레복 이야기

 

 “발레로 운동해요”라고 이야기하면 적지 않은 분들이 “그럼 레오타드도 입어요?”라고 물어보신다. 아마도 몸에 쫙 달라붙어 몸의 구석구석이 드러나는 그런 걸 입으면 창피하지 않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레오타드 입는 것 때문에 발레 배우기가 망설여진다는 분들도 계신다. 


그렇지만 수영 할 때 수영복을 입는 것처럼,
발레 할 때 발레복을 입는 게 뭐 어때서? 

학원에 가보면 다양한 몸매를 가지신 분들께서 각양각색의 레오타드를 입고 계신다. 생각보다 레오타드를 입고 연습실에 들어서는 것이 그리 민망하지 않다. 그리고 수업을 들을 때 레오타드를 입어야 하는 것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동작을 좀 더 자세히 살피면서 정확한 동작을 만들고 싶다면 몸에 꼭 맞는 복장이 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알라스공 (a la second, 옆으로 팔을 길게 뻗는 동작)을 할 때는 어깨에서부터 손끝까지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곡선이 나오게 만들면서 팔꿈치는 아래나 뒤로 빠지지 않아야 한다. 팔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으면 팔꿈치가 빠졌는지 너무 들어올린 건 아닌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빠쎄 데블로뻬 드방(passé développé devant, 한쪽 발을 포인한 상태로 무릎을 옆으로 벌리면서 다른 쪽 다리 무릎까지 끌어올렸다가 앞으로 쭉 내미는 동작) 같은 동작을 할 때는 버티고 있는 다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올리는 다리는 턴-아웃이 되어야 한다. 이런 디테일한 큐잉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확인하려면 몸의 라인이 잘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이 편하긴 한다.


 그래도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레오타드를 처음부터 입는 것이 조금 민망할 때도 있다. 처음 발레 수업을 들을 때는 레오타드 위에 커버 스커트 없이는 탈의실을 나서지 않은 적도 있다. 요즘은 얼른 갈아입고 나와서 매트 스트레칭 하면서 훌렁훌렁 두를 때가 더 많지만. 레오타드를 입을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아랫배와 엉덩이 부분일 것이다. 이 부분을 가려주는 스커트나 쇼츠는 종류가 엄청 다양하다. 끈을 리본을 묶어서 마무리 하는 스타일도 있고, 고무줄 치마처럼 입는 형태도 있다. 하늘하늘한 쉬폰 같은 소재로 되어있어서 완전히 몸을 가리는 건 아니여서 몸 상태를 대략 체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상체의 경우 커버 티셔츠나 볼레로를 많이 입는다. 가을 겨울 수업 때는 맨투맨이나 가디건을 덧입어서 보온도 하면서 드러나는 부분도 가리기도 한다. 나는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땀복 같은 소재로 된 전신 워머 [멜빵바지 스타일로 되어 있어서 레오타드 위에 덧입고 웜업이 끝나면 벗는 형태] 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다.


 발레를 하면 할수록 발레복이나 발레용품에 눈이 가는 것을 참기가 쉽지 않다. 취미발레인들 사이에서 자주 하는 말이 현생에서 돈 버는 이유는 발레용품 사기 위해서 라는 것인데, 이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왜 이렇게 이쁜 레오타드는 많고 사야 할 것 같은 발레용품은 많은지. 요즘은 SNS에서 각양 각색의 예쁜 사진으로 홍보하는 곳들이 많은데다, 발레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발레복 사이트가 연관 추천으로 눈에 더 들어와서 참기가 힘들다. 옷장 속에 늘어나는 발레복처럼 실력도 팍팍 늘면 좋겠구만.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서 워머들을 찾고 있는 나의 지름신을 다시 한번 꾹 참아보며, 연습이나 잘 하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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