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oming the future
1975년 구 유고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국제 환경교육 워크숍(International Environmental Education Workshop at Belgrade)’에서 채택된 베오그라드 헌장은 환경교육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환경 그리고 환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하여 인류의 이해와 관심을 증진시키며, 현재의 문제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지식과 기능, 태도, 동기 그리고 헌신을 지향하는 것이다
(UNESCO-UNEP, 1976).”
이 정의는 다분히 문제 해결적 관점의 환경교육을 말하고 있기에 오늘날 정의와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당시의 문제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한 고려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발생할 문제를 어떻게 고려할지에 대한 고민은 문제 그 자체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 과거 문제로 존재하여 하나 내지 두 개의 해결의 답이 있던 ‘환경문제(problem)’는 다원화되는 가치와 사회의 흐름 속에 ‘환경쟁점(issue)’으로 자리하게 된다. 다양한 가치와 관점이 상충하는 만큼 특정한 답보다는 합의의 과정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베오그라드 헌장에서 주목한 ‘앞으로 발생할 문제’는 문제의 영역이기보다 쟁점에 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갖는다. 어쩌면 이것이 오늘날 환경교육의 범위를 확장시킨 이유일지 모른다. ‘앞으로 발생할 문제’는 우리가 마주하게 될 어떤 문제, 곧 어떤 쟁점과 연결된다.
쟁점을 중심으로 미래 그리고 우리의 역할을 엿볼 수 있는 한 연구가 있다. H. Kopnina는 2014년 ‘미래 시나리오와 환경교육(Future Scenarios and Environmental Education)’이라는 이름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서 제시된 미래 시나리오는 다음 3가지이다.
① 성장의 한계(비극과 종말)
: 인구, 농업생산, 자연자원, 오염량, 산업생산을 고려한 예측은 현재와 같은 투입(input)을 유지할 경우, 한정되어 있는 이 지구는 인류를 부양하지 못할 것이다.
②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적 근대화(희망과 혁신)
: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생태시스템에 대한 상품화를 통하여 자연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끈다.
③ 인류세 공원(The Anthropocene park)
: 인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생물만이 존재하는 지구는 공존의 공간이 아닌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된다.
3가지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는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각각 관점의 특징을 담고 있다. 풍요로운 성장 아래 성장의 한계를 만나게 되는 우리 인류를 그려볼 수 있고, 시장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당면한 사안을 해결하려 노력해보는 움직임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이 지구가 오직 이 인류를 위해서만 남게 되는 모습도 그릴 수 있다.
이 시나리오를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어쩌면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②번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층 더 들어가 보면 어떨까?
앞에서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각각 관점의 특징을 담고 있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누군가는 성장을 위해 달리며 누군가는 ‘환경’이라는 부분이 시장경제 시스템에서 포괄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누군가는 오직 지구는 인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②번 시나리오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인가? 혹은, 이 시나리오가 전부인가? 다시 말해, 이 사회의 다양한 관점을 포괄하고 있는가? 물음을 던진다.
‘앞으로 발생할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쉽게 말해 ‘니 맘이 내 맘 같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베오그라드 헌장으로 돌아가 보자.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지식과 기능, 태도, 동기 그리고 헌신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의한 이유는 ‘앞으로 발생할 문제’가 개인을 넘어서는 공동체의 문제이며 다양한 사안이 고려되어야 함이 아닐까? 그리고 이때, 환경교육자가 혹은 한 명의 시민이 갖춰야 하는 것은 서로 다른 가치를 겨루어볼 수 있게 하며, 이것이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라기 보단 우리가 함께 결정해야 하는 그리고 논의해야 하는 ‘쟁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인지하도록 서로를 독려하는 일이 아닐까?
‘니 맘이 내 맘 같지 않은’ 이 시대 속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무엇인가?
※ 참고문헌
Connect: UNESCO-UNEP Environmental Education Newsletter. Vol. 1, No. 1, January, 1976, p1-2. The Belgrade Charter, 1975
Kopnina, H. (2014). Future scenarios and environmental education. The Journal of Environmental Education, 45(4), 217-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