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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밀 May 25. 2024

금융회사로 첫 이직을 꿈꾸다

퇴사자의 글쓰기

직장인이 이직을 고려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더 나은 조건-연봉, 복지, 커리어 등을 찾아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나의 첫 이직 시도는 아예 '업'을 바꿔보고자 하는 도전이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내면에 들끓는 열정과 에너지를 와장창 쏟아부어 볼 만한 일을 찾고 싶었던 거다.

더 열렬히 좋아하고, 애정 하는 일이 분명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자꾸 눈이 가는 건 금융 업계. 

나의 성향상 이쪽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거라는 것은  그때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당시  IB, 증권사 등에서 일하는 친구, 지인들을 보며 헛다리만 짚었던 거다.

높은 연봉, 네임밸류 등에 현혹돼 그 옷을 걸치면 마치 나도 반짝 빛날 거라 생각했다.



한 번은 실제로 면접을 보러 갔었다.

한국 시장에 막 들어오려는 외국계 금융 회사였다.

면접 장소가 인터컨티넨탈 호텔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영어 면접이라 열심히 준비했고, 인터뷰 내용은 좋았다 생각했는데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친히 메일로 나와의 면접 소감과, 이번에 함께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상세하게 적어주었다.

한국 시장 첫 진출이라 이쪽 업무로 경험 있는 적합한 지원자가 있어 조인할 수 없게 됐다고.



기대한 만큼 속이 쓰렸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와 본업에 충실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불발된 첫 이직 시도 이후 몇 차례 커리어 조정기를 거치며 알게 된 사실들을 정리해 봤다.



-이직을 할 때 현직에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크다. 이직 시도를 하는 가운데 언제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큰 메리트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면접 등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부정적인 내 상황 때문에 이직을 한다,라는 마음은 버리자. 오히려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떤 점에서 더 나아지고 싶은지에 대한 정확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현실 도피처럼 기존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가는 성급하고 경솔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새로 찾은 회사가 모든 것이 완벽한 '꽃밭'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직도 타이밍, 회사도 다 인연이 있더라. 그러니 원대한 꿈을 갖고 도전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결국 이런 경험치가 쌓여 나만의 커리어 여정을 만들어 나갈테니 말이다.



에필로그,

첫 이직을 시도하고 1,2년? 2,3년쯤 흘렀을까? 그때의 면접관에게 티타임을 할 수 있는지 연락이 왔다.

서소문 중아일보 빌딩 1층에서 만난 그는 내게 팀에 조인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당시 나는 결혼 후 첫째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 곧 출산 휴가를 들어갈 예정이었다.

너무 좋은 기회라 생각했지만 상황상 내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원자 중 한 사람에 불과했던 나를 잊지 않고 다시 제안을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 인생은 타이밍, 이직도 타이밍! 회사도 인연이란 믿음은 아마도 여기서 시작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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