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입장에서 바라 본 레고의 온라인광고
여러분은 오늘 몇 개의 광고를 보셨나요?
세지는 않아봤지만, 아마 정말 많은 광고를 스쳐 지나갔을 겁니다.
온라인 광고는 지나가는 버스에 붙어 있는 광고처럼 매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저는 가끔 보고 싶은 유튜브 콘텐츠를 보기 전에 나오는 온라인 광고가 너무 짜증스럽기도 하고(심지어 온라인 광고 담당 디지털 마케터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저에게 꼭 필요한 광고가 마침 떠서 "오!" 하면서 얼른 눌러본 적도 있습니다. 제가 사고 싶었던 화장품이 세일을 하거나, 구미가 당기는 광고를 보았을 때 말이죠.
디지털 마케터로서 광고를 바라보았을 때는 노출, 유입, 전환과 같은 온갖 데이터를 확인해보고, 어떤 카피 문구가 / 버튼이 어디에 있을 때 / 어떤 디자인이 등등 요소를 비교해보며 최적화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흔히 퍼포먼스 마케터는 데이터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어떤 것보다 광고가 나에게 전달하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대단한 할인이 있지 않은 이상, "뭔가 좋을 것 같아!" "뭔가 나에게 특별함을 주는 물건 같아!" 이런 느낌이 들 때 저도 모르게 눌러보았던 것 같아요. 그 브랜드의 이미지도 좋아졌고요. '퀀텀 마케팅'이라는 책에서 읽은 것과 비슷한 맥락 같습니다.
제품은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연결되어야 한다. 감히 장담하건대, 제품 마케팅이 라이프 마케팅에 완전 통합되지 않는 한 다음 패러다임에서 사라질 것이다. - 라자 라자만나르의 '퀀텀 마케팅' 中
그래서 어떤 광고를 눌러보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내가 OO의 마케터라면 이렇게 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자, 그럼 광고 보고 가시죠!
제가 최근에 본 온라인 광고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후킹이 된 광고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레고 꽃 너무 갖고 싶어요. 이런 저에게 노출된 건 타겟팅이 잘되었다는 거겠죠?
광고를 누르니, 화면이 커지면서 영상이 노출되었어요. 유튜브, 네이버도 그렇지만 사용자의 트래픽이 많아질수록 광고 지면으로 잠식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일반 배너 광고보다 동영상 광고라서 더 누르고 싶다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유튜브, 틱톡, 티빙, 네이버 TV 등의 매체는 콘텐츠 자체가 영상이기에 영상 광고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매체에서의 영상 광고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목적이라면 다르겠지만,
| 왜 나에게 노출되었나?
저는 SSG에 최근에 접속한 이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1차원 적인 추정이지만, 상황적인 맥락에서 본다면 최근 프립과 같은 APP에 접속하거나, [트레바리]와 같은 키워드 검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카카오 비즈보드의 타겟 설정을 참고했을 때, 유사 타겟 혹은 최근 화제가 된 레고 꽃이 주 고객이 성인 여성 등 데모타겟일 수 있겠습니다. 타겟이 아주 잘 된 케이스 같습니다.
| 내가 광고를 누른 이유는?
최근 레고 꽃을 SNS 상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소재의 영향이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더 꽂혔던 건 레고가 "꽃을 좋아하는 당신에게"라는 문구와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확실히 광고의 카피와 같은 공감되거나 좋은 느낌을 주는 크리에이티브도 사용자의 유입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었어요. "레고, 취미가 되다"라는 서브 카피는 폰트 크기 가이드이겠지만, 아무래도 폰트 크기가 작아 캡쳐 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레고 꽃이 있을까? 가격이랑 원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구매하고 싶었고, 눌렀습니다.
| 사용자로서 생각해본 점
예상했던 바와 달리, 눌렀을 때 바로 상품 상세페이지로 랜딩 되었습니다. 아마 사용자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혹은 해당 상품에 광고 요청이 있어 상품 상세페이지로 랜딩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정합니다.
잘 만들어진 광고라도 만약 제가 레고 마케터라면? 발칙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면, 조금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광고 랜딩 페이지로 변화를 줄 것 같습니다. 사실 사용자의 Shopping journey의 단계를 축소하는 게 간편하고 편리한 여정이겠지만, 사용자로서는 다른 것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 특정 상품만을 소구하는 것이 아니라 "꽃, 레고" 가 키워드라면요. 기획전이라면 광고에 반영된 상품을 가장 상단에 배치하더라도, SNS에서 보였던 부케 꽃 혹은 다른 레고 꽃을 넣어두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획전은 공수가 드니 검색결과 페이지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상품 상세페이지로 랜딩 한다면 실제 배치된/화사한 이미지 컷으로의 이미지 변경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타 부서의 협의가 필요하다면 어쩌면 어려울 수 있지만)
| 동일 소재의 카카오톡 선물하기 광고
그리고 며칠 후, 또 다른 레고 꽃이 두둥!
이번에는 카카오 선물하기와 레고의 광고였는데, 카카오모먼트의 타겟팅에서 제가 타깃에 제대로 들어갔나 봅니다.
이 상품은 SNS 상에서 화제가 된 상품이라 상품 모음 페이지가 아닌 상품 상세페이지로 랜딩 하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카피 문구는 SSG의 레고 꽃 카피가 훨씬 좋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을 통해 판매했다면, (길어진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이 많은 상황이라)'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나에게 선물'과 같이 채널의 특성을 연계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 사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내가 레고의 마케터라면?
(감히 선망하는 레고의 마케터가 된다는 발칙한 생각을 해서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특정 상품이라기 보다 스스로에게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시들지 않는 꽃(예쁜 꽃을 수십 번 썩게 만든 사람으로서 시들지 않고 예쁜, 킬링 타임까지 할 수 있는 레고 꽃은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접근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상품을 선택지로 보여주어도 좋았을 것 같다.
2. 구매하는 고객 층이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명확하다면 '레고'라는 키워드 보다, '레고 꽃'의 키워드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레고 꽃, 취미가 되다' 하지만 지금껏 본 카피 중 가장 마음에 남은 카피였다.
저는 마케터라 그런지, 이런 광고를 보는 게 재밌어서 살펴도 보고 눌러도 보고 수집도 합니다.
훅하는 광고는 마케터의 본분을 잊고 누르기도 합니다 !
TV 프로그램 사이에 방영되는 TVC는 크리에이티브 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면 상을 수여하기도, 잘 기획된 광고는 여러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저는 특히 나이키 광고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그 짧은 순간에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뜨거운 감정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두근거리게 한 브랜드의 신발, 옷만 사고 다른 브랜드는 잘 안사게 되더라구요.
잘 기획된 온라인 광고 역시 그렇습니다. 물론 TVC와 달리 수치 트래킹이 명확하게 되는 편이라 사용자 가입, Sales 증가 등에 특화되긴 했지만, 기업과 사용자가 만나는 최접점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만큼은 같습니다.
더 다양한 채널과 구글, 애플 등 경계 없이 다양한 회사의 온라인 광고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차근차근 리뷰해보고, 그 회사의 마케터가 되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