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시장의 양대산맥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 2020 재무제표를 봤습니다.
많은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글로벌 클라우드(아마존AWS, MS Azure, 구글 GCP 등)로 이전하고 있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이러한 작업을 돕는 업체가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업체를 MSP(Managed Service Provider) 라고 부르는데요, MSP의 선두주자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입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누적 약 1,900억원, 베스핀글로벌은 지주회사인 뉴베리글로벌에 누적 약 2,170억원을 투자유치합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매출액 2,530억원으로 전기대비 약 21%성장합니다. 그대신 영업손실이 약 144억원인데요. 적자가 전기대비 약 8억원 줄어들긴 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률은 약 5.7%(전기 7.3%)입니다.
그대신 적자폭은 더 큰데요, 영업손실이 약 274억원으로 매출액대비 17.2%입니다. 그래도 2019년 숫자(매출액 840억, 영업손실 419억원)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진 숫자를 보입니다.
베스핀글로벌의 21번주석에는 매출액의 종류를 구분해 두었는데요, 전체 1,594억원의 매출액 중 클라우드 서비스(A)가 1,086억, 클라우드 운영 및 유지보수(B)가 359억원, IT개발 및 구축(C)가 148억원 입니다.
기업의 이삿짐(데이터)를 옮기고 받은 대가가 (C) 입니다. 그리고 이사 후에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고 관리비를 받는데요. 그 관리비에는 전기,수도,가스비 (A)가 포함됩니다. 2020년에 베스핀글로벌이 고객으로부터 연간 관리비를 1,445억(A+B) 받았는데요 그 중 (A)인 1,086억의 대부분은 AWS 등 클라우드사업자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B)인 359억원을 순수 관리비로 받는 것입니다.
전체 매출액의 32%정도죠. 메가존클라우드는 IFRS가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 기업이라 정확한 비율을 확인할 수 없으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첫째, 단기간내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여 (B)의 비중을 높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C)는 돈이 안되거든요. 기본적으로 수주경쟁을 해야되는 사업인데다가, (C)는 포장과 이사 작업이다 보니 사람손을 많이 타야되는데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노동의 값어치를 많이 쳐주지 않습니다.(그러다보니 하청과 재하청이 난무..) 하지만 적자를 감내하고 많은 고객을 확보하면 사람손이 조금 덜타는 (B)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B)는 계약기간도 길구요. 지금의 출혈경쟁은 아마 이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두번째는 업무 표준화와 솔루션화 입니다.
(C)가 항상 적자이긴 하지만, 이삿짐을 많이 싸다보면 업무효율이 점점 좋아지겠죠? 내부에서 업무프로세스를 표준화하면 (C)의 적자폭은 점차 감소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들이 반복해왔던 작업들을 기계가(혹은 프로그램이) 대신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솔루션이라고 하는데요. 원래 100의 작업을 사람이 다 했는데 프로그램을 잘 개발해서 20은 기계가 하고, 80은 사람이 하도록 바뀐다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겠죠? 우리가 야근을 줄이기 위해 엑셀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손익은 베스핀글로벌이 안 좋아 보이지만 비용의 구조적인 측면을 볼 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출액대비 93.3%인데요, 전기(95.5%)대비 나아지긴 했지만, 매출원가는 매출과 거의 비례하는 변동비 성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비율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판매비와관리비는 매출액대비 12.4%인데요. 이는 (매출과 비례하지 않는) 고정비 성격이라 매출이 증가하면 비율이 좀 좋아질 것입니다. 즉 절감이 가능한 비용이 (매출액대비) 12.4%고 절감이 어려운 비용이 93.3%인 것입니다.
96% → 90% 그리고 판매비와관리비는 매출액대비 53.9% → 27.1%로 크게 비율이 좋아집니다.
이렇게 비율이 좋아진 이유는 원래 이 회사에 고정비(판관비) 비중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즉 상대적으로 절감이 가능한 영역이 넓은거죠. 그리고 절감이 어려운 영역(매출원가)까지도 6%p나 개선합니다.
(내부사정을 몰라 확실치는 않지만 그렇게 해석됩니다) 그래서 매출이 늘어나면 효율성이 점점 좋아지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얼럿나우'라는 것도 출시한 것 같구요. 어쨌든 사람의 일을 기계가 대체하기 위한 노력은 베스핀글로벌쪽에서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메가존클라우드는 '맞춤형'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하는 일에 좀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고객은 '맞춤형'을 좋아할 것이고, MSP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솔루션'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과연 '양'이 중요할지 '효율'이 중요할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