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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Dec 11. 2020

2020년 읽은 책들을 정리하다

그리고 2021년 새로운 책을 선정하다.

한 해의 읽은 책을 되돌아볼 시간이다.

내실을 다지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리필하는 연말연시. 주변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시간이자 관계의 업데이트 타이밍이다. 더불어  나의 작은 의식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바로 한 해의 독서 결산. 읽었던 책을 되돌아보며 "책 속의 한 줄"을 차분히 정리해 본다. 


2020년 읽은 책 목록


Best 1. 나이 듦에 관하여


① 노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일까? 

② 그렇다면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③ 바람직한 노년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는 위와 같은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노화에서  해방될 궁리'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정의는 저자가 명쾌히 내려주고 있다.


노화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는 정의는 아마도 '살아있음을 알리는 생물학적 징후'가 떨어지는 건 아닐까. 본질적으로 노화란 스스로를 제어해 평정을 유지하는 능력이 감퇴하는 것. 다시 말해 향상성을 잃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노년기를 평생의 약속을 성실히 지킨 자가 보상을 받는 시기"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준비물은 무엇인가? 저자는 위와 같은 질문을 자주 받을 때마다 써먹는 모범답안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월한 유전자, 두꺼운 지갑, 착한 딸 하나라고."라고. 허나 내 생각은 다르다. 현대 의료시스템 하에서는 양로원에서 외로운 말년을 보내지 않으려면 딸은 셋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는 노인의학에 대한  문제점을 날카로운 시각에서 지적한다. 바로 노인 환자의 병세를 모두 나이 탓으로 돌리는 안이한 태도가 만연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후술 한다.  

"임상의학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가능하면 환자의 증상, 신체검진 소견 혈액검사나 체조직 검사 수치 모두를 설명하면서도 한두 단어로 딱 떨어지는 진단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가 젋거나 대체로 건강하다면 이 전략은 상당히 효율적이지만. 노년층의 경우는 규칙을 벗어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우리도 보아온 형태이다. 더구나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체내에 들어온 약물을 처리하는 해독 장기(주로 신장과 간)의 기능이 차차 쇠태해 갈 것인데 그런 까닭에 고령환자는 약물 부작용에 특히 취약하다면 내가 내 병을 잘 알지 못하면 2차 3차의 피해를 고스란히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치된 간극.

우리 사회는 나이가 들어 질환이 발병 후 치료에 재정과 인력 대부분을 들이붓지만, 실은 치료보다 예방이 경제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훨씬 나은 전략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윤리적으로도 더 바람직하다. 애초에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예방을 해야 하는데 유일한 방법은 무엇일까? "절제와 중용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 그것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가? 그렇게 살다 보면 늙었을 때 건강으로 보상받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는 듯하다.



Best 2. 해빗.

당신은 일시적이고 제멋대로인 충동의 노예가 될 것인가, 아니면 늘 일관되고 꾸준한 습관의 주인이 될 것인가? 저자의 도발적인 질문에 매료되어,  습관의 주인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지난 수년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불굴의 정신력으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지 않았다. 그들은 무언가를 자제하거나 인내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자제력 대신 습관을 활용했다. 


"내가 지난 수년간 만난,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결코 스스로의 의지력과 끈기를 과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변화에 실패하는 이유는  

"입술을 꽉 깨문 채 견디고 버티고 맞서고 부딪치고 이겨내지 못해 삶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자책한다는 것이며 또한 그것이 유일한 성공의 법칙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바로 인내와 끈기라는 골방에서 당장 나오라고 지시한다.


습관의 작동원리를 통해  ‘시작’ 보단 ‘지속’을 ‘탁월함’ 보다는 ‘꾸준함’을 지향하는 것이 인간의 삶을 더 생산적이고 가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차분히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지침을 정리했다.


습관 설계 법칙을 다섯 가지. 

1. 상황을 재배열하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바꿔 삶을 더 쉽게 만들어라)

2. 마찰력을 활용하고

3. 자신만의 신호를 포착하고

4. 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고

5. 이 모든 것을 반복하는 것. 


이것이 최근 연구가 밝혀낸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습관 설계 법칙이라 말한다.

"좋은 습관은 일단 한번 형성이 되면 날마다 누적되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



Best 3. 폴리매스


한 우물을 파는 전문가 시대는 끝났다. 다재다능한 박식가인 폴리매스가 되어야 함을 고대~현대까지의 수많은 폴리매스 위인을 사례로 들어 검증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는 전문가 집단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문가란, 자신들이 종사하는 영역에 경계를 두는 것은 외부인들의 진입을 막고 내부자를 보호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한 분야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은 특수한 용어와 약칭으로 겹겹이 방책을 치고 높은 성에서 그들끼리 거주한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자격요건이 엄밀한 건 좋지만 그 분야에 속하지 않은 모든 이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하나, 저자의 핵심 질문은 한 가지다. 


복잡다단한 시대. 한 우물만 깊이 파도록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 어느 분야든  시간이 지났을 때 우물 밖으로 빠져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의 나이에 다시 묻는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하고 싶지 않아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가? 이제 그럴 때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면 시선을 돌려 다재다능함에 눈을 돌려 보는 건 어떤가. 


폴리 매스.


그 지도를 그리는 6가지 요소의 능력을 키워 내 안에 잠자는 폴리매스를 깨우라고 주문한다.


1. 개성 :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 -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돌아보면서 자기만의 개성을 재발견하는 것. 자극과 경험에 반응하며 변화하는 자신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마침내 내 일을 찾았다."라는 탄성은 환갑이 될 때에나 가능한 일인가? 


2. 호기심 : 경계를 짓지 않고 중단 없이 탐구하는 능력 - 적어도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기본영역에 관해 배우는 일은 혼자서도, 유튜브 만으로도 가능하다. 예컨대 사회구조나 체계, 자연, 기계, 경제, 건축, 사람의 작동과 영향을 아는 것은 호기심 없이 불가능하다.  미셀 드 몽테뉴는 말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오로지 나 자신을 잘 알기 위함이며, 잘 사는 법과 잘 죽는 법을 배우기 위함이다.”


3. 지능 : 다양한 자질을 배양하고, 연습하고, 최적화하는 능력

4. 다재다능함 :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넘나드는 능력

5. 창의성 : 서로 무관해 보이는 영역들을 연결하고 종합해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

6. 통합 : 다양한 지식의 갈래들을 통합해 '전체'를 그리는 능력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며,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고, 연결을 통해 창의성으로 이끌며,  총체적 사고와 방법론을 사용하여 시대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라고 주문한다.


동의한다.  아주 많은 참고와 통찰을 얻었다.


그러나 몇 가지 지점에선 의견이 달랐지만. 그 사족은 접기로 한다.



Best 4. 자유론 그리고 생각정리기술

생각정리기술은 이 한 장의 그림이면 충분하리라고 사료된다.



자유론. 가장 크게 와 닿은 2장은  바로 '지혜를 얻는 방법'이다.

밀은 2장에서, 남과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인간 정신의 진보에 필수적인 것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주장의 근거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밀은 인간의 진정한 특징이자 능력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잘못의 시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과거의 경험에 대한 토론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틀린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충하는 일"을 습관화하면서 우리는 "더 높은 진리"에 다가가고, "최선을 위한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둘째, 밀이 생각의 자유를 주장하는 근거는 기존의 생각(통념)이 옳은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대한 자유토론이 없을 경우 그것은 "살아있는 진리가 아니라 죽은 독단"이 된다는 것이다.


“정보가 차고 넘쳐날 지경인데 우리는 지혜에 굶주린다.”라는 말에 나는 이제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것 같다.




2020년에는 효과적인 시간의 활용이나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고수들의 방법을 엿보고자 노력했다. 중간중간 사회과학과 인문, 자기 계발 관련 서적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한두 권의 배치를 완성하였다.

다가올 2021년에는 고전의 영역에 첫 발을 딛고자 한다. 매우 지루한 시간이 되겠지만 어쩌면 가장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밀려온다.


2021년 읽을 책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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