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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거주 한국인 파이어족입니다만?

프롤로그

'파이어?'

'이어족?'


몇 년 전까지 생소했던 이 말이 이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원래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되고 변형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중에 가장 이상하게 알려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파이어족이란 남은 여생을 놀고먹을 만큼의 자산을 만들어서 은퇴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부분입니다. 원래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빠른 기간 내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여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이 원래의 의미였는데 말입니다.

오히려 저런 분들은 '영리치'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오해가 생기는 것은 아마도,

'경제적 자유 = 노동 즉, 일을 하지 않는 것.'

라고 해석을 해서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말 파이어족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도 원래의 뜻과 그 취지를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2019년 4월부터 시작, 2024년 올해로 일본 오사카에서 6년 차 파이어족으로 살면서 만나 본 분들 중에 파이어족을 하고 싶지만 잘못된 파이어족에 대한 생각 혹은 몇 가지 아쉬운 방법과 선택으로 멀리 돌아가거나 길을 벗어난 분들이 계셨습니다. 특히,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이는 금액을 추구하는 일본사람들보다 최소 수십억을 필요로 하는 대한민국의 K-파이어족을 보며 느끼는 점도 많았습니다. 참고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파이어족이 탄생한 미국의 경우도 대부분이 지향하는 금액이 100만 달러로 환율을 적용해도 약 14억 원입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억을 쉽게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는지 15년째 일본생활을 하고 있는 저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처럼 저는 코로나 팬데믹 전에 파이어족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미국의 파이어족들의 이야기나 서적이 대부분이었고 일본에서 혹은 한국에서 통용될 만한 콘텐츠나 서적은 유명하지도 많지도 않았고 파이어나 파이어족이라는 단어도 지금처럼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 약 15년 전에 현해탄을 건너와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인 제가 이렇게 오사카에서 파이어족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파이어족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기보다, 그저 평소에 해왔던 것들이 파이어족들이 목표달성을 위해 움직여왔던 것과 비슷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과거를 되돌아보니 더 빠르고 더 완벽하게 파이어족에 도달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파이어족에 도전하고 꿈꾸고 준비하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 저 같은 사람이라도 작은 무언가라도 전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펜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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