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복잡한 가입 절차를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눈속임들
모바일에서의 회원가입이 많이 간소화되었다지만 계좌를 개설하거나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많은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번에 리서치했던 금융 앱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입 단계에서 서비스 이탈을 하지 않도록 가입 절차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볼까 한다.
금융 앱의 가입 절차가 복잡한 이유
직접 앱에 가입을 해보니 보안 과정 때문에 가입 단계에서 필수로 제공받아야 하는 개인 정보들이 꽤 많았다. 휴대폰을 통해 본인임을 인증받아야 하고 계좌를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간단한 설문을 해야 한다. 본인인증을 완료해도 추가 실명 확인 과정을 거쳐 이중 보안 과정이 필요하다.
복잡한 가입 절차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휴대폰을 통해 본인인증을 한 후에 가입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미국 내에서 접속한 게 아니면 아예 가입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본인인증 과정이 없어도 Citizen number와 주소 입력을 통해 미국 거주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실제 돈이 움직이는 서비스이다 보니 국내나 해외나 본인 확인 절차는 반드시 가입 단계에서 필요한 것 같다. SNS 서비스나 다른 모바일 앱처럼 Email, password만 입력해서는 서비스 가입이 어렵다.
가입에서 요구하는 절차가 많다 보니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간단하고 가볍더라도 길고 지루한 가입 단계에서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느끼기 쉽다. 가입 단계에서 지치지 않도록 사용자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가입절차를 제공하고 있을까?
1. 가입 전,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안내한다.
가입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리 안내하여 가입을 위해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지 미리 인지하고 가입 절차를 진행한다. 사용자가 과정 진행 중에 다음 과정이 무엇인지 잊지 않도록 각 과정이 끝나고 나서 다음 단계가 진행됨을 다시 알려준다.
위의 예시와 같이 가입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입 전 절차 안내를 통해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어떤 정보가 있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다.
Qapital의 경우 가입 절차를 1단계만 진행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단계-플랜 만들기 를 마친 뒤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들을 써보고 계좌 연결이 필요한 서비스는 사용자가 계좌 연결을 할 마음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하여 실제 계좌 연결을 망설이는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에 부담을 덜어준다.
2. 신속하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하나씩 입력 영역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입력해야 할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입력해야 할 정보를 제공한다. 입력해야 할 정보를 모두 제공해도 모바일을 통해 가입하는 사용자는 정보를 하나씩 입력할 수밖에 없다. 입력 영역을 하나씩 제공하여 사용자가 ‘정보 입력’ 외에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Continue’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입력 키패드를 제공한다.
Crema credit의 경우 정보 입력을 하면 자동으로 약관에 동의된다. 이미 서비스에 가입하는 행위 자체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마음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필수인 약관 동의를 할 것이라 간주하여 별도의 약관 동의 화면 없이 상단의 고지만으로도 약관에 동의된다. Robinhood은 주소 입력 시 지도를 제공하여 지도에서 바로 주소를 선택하면 상세 주소를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3. 입력해야 할 정보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다.
정보를 입력하는 동안 전체 가입 과정 중에 어느 정도 입력했는지를 알려주어 전체 가입 과정이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입력한 정보가 입력해야 할 정보 중 몇 번째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상단의 프로그레스 바로 입력 단계 위치를 안내한다.
4. 정보 수집에 불쾌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중하게 입력 안내를 부탁한다.
국내 서비스를 할 때는 ‘고객명’, ‘주소지’ 등 대리점에서 작성했던 계좌 개설 입력 양식 폼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Robinhood은 사용자가 정보 입력에 불쾌함을 느끼지 않도록 왜 이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모바일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사용자가 입력해야 할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법적 규제, 필수 입력 정보에 신경 쓰도록 기획하다 보면 모바일의 간편함, 신속함을 잃어버리게 된다. 모바일로 가입하는 사용자는 신중한 서비스 가입이 아니라 간편한 서비스 가입을 원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차피 입력해야 할 정보, 거쳐야 할 지루한 과정이라면 그 과정을 지루하지 않도록 만드는 깨알 같은 눈속임을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