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안 먹을 거면 밥 치운다 "
"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 앉아 "
" 언제까지 엄마가 먹여줘야 하니"
태어나서 돌이 될 때까지 분유도 남김없이 잘 먹고 이유식도 10분마다 클리어하는 아이가 바로 내 아이였다. 유니콘처럼 존재하는 줄 알았던 밥 잘 먹는 아이, 편식 안 하는 아이가 바로 우리 아이였구나!라는 착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어른의 식사를 같이 하게 되서부터 전쟁은 시작되었다. 위의 세 문장은 자면서도 잠꼬대로 할 정도로 식사시간에 내가 많이 한 말이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나 자체가 워낙 편식이 심하고 먹는 것을 크게 흥미가 없기에 당연히 내 자식도 닮을 거라곤 생각했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응당 때가 되면 배가 고파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아이는 어쩐 일인지 배고프다는 소리를 입밖에 꺼낸 역사가 없다. 배꼽시계가 아닌 현실적인 아침 점심 저녁시간에 밥상을 대령한다. 그래서 밥 먹는 시간은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 흥미 없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먹이는 것도 유아기 때나 가능한 일이지, 해가 바뀌어 8살이 된 아이를 밥 먹으러 어르고 달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 비교 : "네 친구 중에 누구누구는 키도 크고 등치도 크지 않니, 밥을 많이 먹어서 그런 거야. 밥 잘 먹으면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어. " 허나 이 방법은 내뱉음과 동시에 아닌 방법임을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비교라는 것이 독 중에 독임을 많은 서적들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덩치 차이로 남과 내 아이를 비교라니,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2. 시간 정하기 : "오늘 네가 밥 먹을 시간은 여기까지야. 이때까지 다 못 먹으면 엄마는 밥을 치울 거야." 이 방법도 며칠 가지 못했다. 아이는 밥을 빼앗겨도 크게 속상해하지 않았다. 배고파하지도 않았다. 내 속만 썩어 문 들어졌다.
3. 간식은 주지 않기 : 원래부터 식탐이 있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간식을 잘 찾지 않아서 이 방법도 처참히 실패했다.
결국 도돌이표. 끝나지 않는 전쟁이다. 한 살 더 먹으면 잘 먹으려나, 성장기가 되면 잘 먹으려나 하던 게 벌써 8살이 되었다. 때 되면 다 알아서 먹는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맞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언젠가 내가 꼭 해보고 싶은 말은 바로
" 밥 좀 그만 먹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