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노트정리법 - 기록하는 소년 6화

에피소드 6: 나만의 기호를 만들어봐

메타인지 노트정리법 - 기록하는 소년


에피소드 6: 나만의 기호를 만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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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후는 펜을 들어 수학 공식을 쓰다가 손을 멈췄다. 교과서에 적힌 ‘부등식의 영역’이라는 표현은 말만 거창했지, 사실 숫자 몇 개와 꺾인 선 하나였다. 그런데 이걸 똑같이 옮겨 적으려니, 머릿속이 답답했다.

“왜 이렇게 복잡하지?”


그는 교과서를 잠시 닫았다. 그런 다음 자기가 그동안 적어온 노트를 넘겨봤다. 글자들로 가득한 노트. 이해한 것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면 기억에 남지 않는 것들도 많았다.


그때였다. 윤아의 노트가 떠올랐다. 색깔 구분도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문장 사이사이에 그려져 있던 기호들이었다. 작은 별표, 곡선 화살표, 말풍선 모양 안의 메모들. 그건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분명히 ‘생각을 구조화하는 언어’처럼 느껴졌다.


그날, 지후는 노트 한 귀퉁이에 작게 적었다.

“나만의 기호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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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도는 서툴렀다. 그는 ‘중요한 개념’ 옆에 별표 대신 자신의 이니셜 ‘J’를 그렸다. 잘 보이지도 않았고, 어색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다음엔 헷갈리는 개념 옆에 물음표 대신 구불구불한 선을 그렸다. 이해가 부족한 느낌을 표현하려 했고, 노트 아래엔 자신만의 전설(legend)을 만들었다.


‘★’ = 반드시 외울 것

‘→’ = 연결되는 개념

‘?’ = 아직 이해 못한 것

‘/~’ = 대충 이해했지만 다시 봐야 할 부분

‘J’ = 내가 이건 잘 설명할 수 있다


그의 노트는 점점 지도 같아졌다. 복잡하지만 익숙한 동네처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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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태림쌤은 수업 중 칠판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었다.

“기호란, 정보를 빠르게 요약하고, 자기 생각의 방향을 표시하는 수단이다.”


지후는 그 말을 노트 여백에 조용히 옮겼다. 그 아래, 작게 별표를 그렸다. 오늘 배운 것 중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이었다.


그날 복습을 하며, 지후는 자신이 만든 기호들로 다시 노트를 읽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이전에는 흐릿하게 지나가던 문장들이, 이제는 깃발처럼 눈에 들어왔다. 중요한 개념엔 별표가 있었고, 의심이 든 개념 옆에는 곡선이 있었다.


윤아가 옆자리에서 속삭였다.

“너, 요즘 쓰는 노트... 되게 눈에 잘 들어온다.”


지후는 미소 지었다.

“기호를 만들었거든.”

“직접?”

“어. 누구한테 보이려고 만든 건 아니고... 그냥 나 보려고.”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잘했네. 그게 공부야. 자기만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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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지후는 과학 수업 시간에 실험 결과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기호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를 경우, ‘△’ 표시를 했다. 그리고 아래에 이유를 추측해 적었다.


△ : 물의 온도가 낮아서 기체 발생량이 줄었을 가능성 있음.


그 순간, 노트는 단순한 기록지를 넘어서 생각의 실험장이 되었다. 그는 하나의 기호를 쓸 때마다, 하나의 판단을 내리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이전의 ‘복사기 노트’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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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지후는 독서실 책상 위에 노트를 펼쳤다. 옆자리에는 친구 현석이 앉아 있었다. 운동만 좋아하던 현석은 교과서 펴는 것도 버거워했지만, 지후의 노트를 엿보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야, 이건 뭐야? 여기에 ‘/~’ 표시했네?”

“그건 내가 좀 애매하게 아는 내용이란 뜻이야.”

“오, 근데 너 그거 어디에 써놨어? 이게 뭘 뜻하는지.”


지후는 노트 첫 장을 펼쳤다. 거기엔 자기가 만든 기호 목록이 정리되어 있었다. 작은 전설.


현석은 감탄하며 말했다.

“이거 완전... 네 공부지도잖아?”


지후는 미소 지었다. 지도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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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지후는 노트정리를 할 때 많이 쓰는 약어와 기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검색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 : 매우 중요

※ : 주의

ex : 예시(example)

cf : 비교(confer/compare)

vs : ~대

etc : 기타 등등(et cetera)

sig : 의미있는(significant)

bg : 배경(background)

imp : 중요(importance)

f : 빈도(frequency)

info : 정보(information)

def : 정의(definition)

sol : 해법(solution)

re : 복습(review)

a : 다시한번(again)

w/ : ~와(with)

w/o : ~없이(without)

? : 의문사항

= : 같다

≠ : 서로 다르다

≒ : 비슷하다

〃 : 반복

⊂ : 포함한다

&(+) : 그리고

@ : ~에

O : 맞다

X : 아니다

→ : 그러므로

∴ : 결론

∵ : 이유

大(多) : 큰(많은)

小(少) : 작은(적은)

必 : 반드시 봐야 할 것

↑↓ : 증가 감소

< > : 크다 작다

∝ : 무한 반복 필요


지후는 노트정리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어와 기호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자기만의 맞춤형 기호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해서 몇 개 만들어서 노트 여백에 적어두었다.


암기 = “암기 필요”

생각 = “생각해볼 문제”

자주 = “자주 틀리는 내용”

시험 = “시험에 많이 나옴”


그는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생각은 흐르고, 기호는 그 길을 그린다.’


이제 노트는, 공부한 양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공부한 ‘방향’을 알려주는 장치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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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차 예고 : 7화 나도 질문할 수 있구나


노트에 나만의 기호를 만들며 공부에 자신감을 얻은 지후. 이번엔 수업 중 자신이 느낀 의문을 노트에 적으며 ‘질문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질문은 약점이 아니라, 탐색의 시작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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