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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inertalknet Feb 24. 2022

녹천에는 똥이 많다

독후감

녹천에는 똥이 많다



저는 성인이 된 후 7080 노래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른인척 하고 싶었던 마음에 듣기 시작했는지

혹은 이리저리 흐르다 보니 듣기 시작했는지

어쨌든 7080노래가 제 감성에 맞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 노래는

즐겁고 신나고 슬프고 구슬픕니다

기교가 있고 음정이 딱딱 맞습니다

다만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억지로 서사구조를 만드는 인기 드라마와 같다고 해야하나요

내가 있는 세계와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허구를 통해 허구를 알려주고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가상세계와 같은

노래라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가요나 인기드라마 같은 

다른 세계에서 온 책들은

영 마음에 맞지 않더군요

허구를 통해 현실을 알려주는 책을  원했습니다

솔직한 모습을 알고 싶다고 해야하나요


이창동 작가의

녹천에는 똥이 많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단편 소설 5개로 구성된 책인데요

시대 배경은 2-5 공화국 시절 민주화 운동 시절과 가깝습니다


책의 주된 흐름은

작가가

'올바름' 혹은 '진실' 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

전개됩니다


관찰을 하는 사람의 시선은

생계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받은

가족입니다


책에서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옳은 것은 무엇인지?

옳은 것을 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왜 사람들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끝내 고집하는 것인지?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올바른 무엇인가를 해야하는데

이에 필히 희생되는 가족들

결국 그 가족들도 

사회적으로 올바른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을

납득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오지만

그 시간들이 오는 것을 기다릴 때까지

혹은 그 시간이 오더라도

고통스럽다는 것


돈벌이와 가정을 내팽겨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숭고한 가치를 염원하는 행동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반면


그런 행동을 하는 가족 중 한 명 때문에

가족 모두가 돈벌레가 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슬픔도 있는 것


그럼에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숭고한 가치를 염원하는 

진심이 담긴 행동을

하는 인간이 있다는 것

그런데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지

옳지만 왜 슬픔이 있는지


책을 읽으며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마치 거울을 보듯이

제 모습도 많이 마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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