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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inertalknet Aug 22. 2022

역습과 역습 시 원칙

축구전술

역습과 역습 시 원칙

샬케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던 우치다 아스토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아래와 같이 말하며, 유럽 축구와 일본 축구의 차이점을 말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J리그 경기를 보면 다른 경기(스포츠) 구나 싶을 정도로 내가 느끼기엔 차이가 있다."


이어서 오스트리아 3부리그 감독으로 재직 중인 마사키 모라스 감독의 인터뷰 내용도 흥미롭다.


일본인 오스트리아 3부리그 감독 : 공을 탈취한 뒤, 일본과 유럽 축구 경기에서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J1과 J2 모두  볼을 소중히 여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볼 탈취 후, 패스로 조심히 연결하려는 의식이 강하고, 볼을 빼앗은 후 곧바로 리스크를 무릅쓰고 전진 패스를 넣는 의식은 강하지 않습니다. 대학이나 고등학교 연령대에서도 같은 것을 느낍니다. 고토쿠 선수의 인터뷰에서도 J 리그 경기를 보면 볼 탈취 후 천천히 이어가자는 의식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볼을 뺐으려는 액션과 뺐은 뒤의 액션, 이 두 상황의 강도와 우선순위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축구와 아시아 축구의 차이는 얼만큼 벌어져 있을까? 특히 전환 국면 시 어떤 부분을 더욱 개선을 해야 대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역습이란


이에 본 글은 역습과 역습에 필요한 원칙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축구 경기는 공격, 수비, 전환(공격 수비, 수비 공격), 세트피스(킥 오프, 골 킥, 프리킥, 스로인) 다섯 개의 국면으로 나뉠 수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을 할 때,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상대팀에 맞서 찰나의 순간을 노리는 것을 역습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공전환 시 무조건 역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공 전환 이후 국면은 다시 즉각적 공격이 불가능한 경우와 즉각적 공격이 가능한 경우로 나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즉각적 공격이 가능할 경우 역습이 이루어진다.


즉각적 공격이 불가능한 경우는 상대팀이 신속한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와 기능을 재조직하거나, 우리 팀이 공격하는 속도보다 상대팀의 프레싱이 빨라, 우리의 공격이 차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말한다. 이 상황에서 우리 팀은 볼을 앞으로 보내기보다, 상대 압박에서 벗어난 뒤 안정적인 소유를 통해 새로운 공격 시도를 모색한다 (즉각적 공격 불가능볼 소유) 


즉각적 공격이 가능한 경우는 상대팀이 볼을 잃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뿐더러, 불안정한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고 있거나, 우리 팀 앞에 상대 라인 하나만 남아 있거나, 상대 라인이 허술하게 쌓여 있거나 간격이 매우 벌어져 있어 그 구조와 기능이 우리 팀의 구조와 기능보다 약한 경우를 말한다. 역습 시 중요한 것은 상대팀이 안정성을 갖추기 전 불안정한 상황을 활용하고 이 불안정성을 강화시켜 상대 시스템에 균열을 낸 뒤 득점을 하는 것이다 (즉각적 공격 가능역습) 


그림 1. 전환 이후 국면


역습의 단계


즉각적 공격이 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역습은 일반적으로 네 단계를 거친다. 첫째, 볼을 잃은 상대팀의 게겐 프레싱을 넘어선다 (Gegenpressing überspielen). 둘째, 우리의 다이내믹을 발전 시킨다 (Dynamik entwicklen). 셋째, 마지막 라인을 돌파한다(Letzte Linie überspielen). 넷째, 마무리를 한다 (Abschluss ausspielen).


그림 2.역습 단계


게겐 프레싱은 공격팀이 볼을 잃었을 경우 개별 혹은 그룹 혹은 팀 단위로 즉각적 프레싱을 가동하는 전술을 말한다. 반대로, 볼을 탈취한 우리 팀은 상대팀의 게겐 프레싱을 신속하게 벗어나야 한다. 상대 프레싱을 벗어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 골문에 최대한 빠르게 도달하는 것이 목적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이내믹은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하며 역동적인 현상을 말한다. 종종 "속도"와 동일시되지만, 속도는 다이내믹의 한 가지 측면일 뿐이다. 다이내믹은 변화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볼을 탈취한 뒤 템포의 변화뿐만 아니라 공간의 변화 또한 다이내믹의 예시 중 하나다. 역습 상황에서 다이내믹을 발전시키는 것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볼과 선수를 상대 골문 근처로 이동시켜 안정성을 갖추기 이전 상대의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상대 마지막 라인을 넘어서서 혹은 상대 골문 근처에서 슈팅을 시도한다.


역습 원칙


시선은 깊게


지공이든, 속공이든, 역습이든 가능하다면 한 번의 패스로 슈팅을 연결할 수 있는 시도를 먼저 해야 한다. 우리 팀 선수들은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이미, 우리 공격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공을 탈취한 순간 가장 깊숙이 위치한 동료 선수를 겨냥하여 패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을 탈취하는 순간 원터치로 깊숙히 위치한 공격수를 지정해 역습을 바로 시도한다면, 팀의 역습 속도는 매우 빨라질 수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상대 골대에 도달


공격팀은 넓게 서고, 수비팀은 좁게 선다. 볼을 잃었을 때, 공격을 목적으로 했던 공격팀의 구조와 기능이 전환 국면과 맞지 않기 때문에 혼란이 생긴다. 볼을 탈취한 팀은 이 혼란을 적극 활용해 상대팀이 구조와 기능을 다시 갖추기 이전에, 가능한 빨리 상대팀의 골문에 도달해서 슈팅을 해야 한다.


압박 축구를 강조하고 많은 독일 축구인들에게 영향을 끼친 랄프 랑닉은, 상대 팀들이 골대 앞에 버스를 세우고 공을 가지도록 놔두는 상황에서 스피드를 살리고 깔끔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전환이라는 국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소유권이 전환되는 8-10초 사이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며, 팀 훈련 시 이 부분을 많이 할애한다고 말했다. 실제 RB Leipzig 팀 훈련 시 초시계를 활용해 볼 탈취 이후 제한 시간 내에 슈팅을 하는 훈련 방법을 사용했다. 또한 RB Leipzig 유소년 팀은 전환 국면에서 "볼을 탈취하면 10초 이내에 슈팅을 한다" 원칙을 기초로 연령대에 맞게 훈련을 한다.


율리안 나겔스만 : 샬케 전과 잉골슈타트 전 모두 볼 탈취 이후 상대 골문으로 도달하는데 13초가 걸렸습니다. 좋은 수치입니다. 역습 시간이 13초 이상 걸린다면, 상대팀은 이미 재정비를 한 뒤라, 역습하기 어려워집니다.


https://youtu.be/IcavKhp1oN0?t=412 


가능한 깊게, 필요한 넓게 플레이


과거 축구 경기에서는 공격할 때 넓게, 수비할 때 좁게라는 교리에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종종 약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역습이 필수적인 축구 공격 방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그 빈도와 퀄리티가 높아졌다. 볼이 가능한 깊게 들어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넓게 패스를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기존 코칭 언어가 "가능한 만큼 너비를 가져간다"에서 "필요한 만큼 너비를 가져간다"로 수정되었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공격을 하면서 동시에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공격 작업 시 사이드 라인 끝에 2명의 선수를 배치시키는 것 대신, 1명의 선수만 배치시키는 방법이 있다.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선수들은 공격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공을 탈취한 순간 가장 깊숙이 위치한 동료 선수를 겨냥하여 패스를 한다. 상대방은 공격 시 넓고 깊게 포진하기 때문에 공을 잃었을 경우 구조와 기능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팀은 공을 탈취했을 때, 너비를 활용하기보다 깊이를 활용해 상대 골문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전환을 할 때 너비를 활용한다면, 상대 골문에 도달하는 속도가 늦어질 것이고, 상대가 조직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좁은 너비를 활용해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한 적은 터치


한 번에 상대 골문과 가까워질 수 있는 패스가 불가능하다면, 빠른 패스를 여러 번 활용해야 한다. 동료들과 빠른 패스를 주고 받을 때, 가능한 터치 수는 적어야한다. 빠른 패스가 불가능하다면, 빠른 드리블을 해야하고, 수적으로 우세한 경우 중앙으로 드리블을 해 상대 선수들을 페널티 라인까지 밀어 넣은 후, 상대 골문과 가까운 침투 패스를 하는 것이 좋다. 침투 패스를 받은 선수는 빠르게 슈팅을 해야한다.


기술적 원칙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의 목적은 상대팀이 수비 조직을 제대로 갖추기 이전, 가능한 빠르게 상대 골문에 도달해 슈팅을 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몇 가지 기술적 원칙이 있다.


1. 모든 패스는 달리는 몸 앞으로 가야 한다.

2. 공간이 있을 때, 몸에 바짝 붙이는 드리블보다 치고 나가는 드리블을 해야 한다.

3. 마지막 페널티 박스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상대팀 선수들을 볼과 함께 혹은 볼 없이 묶어야 한다.

4. 2대 1 상황을 만들어 수비 선수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해야 한다.

5. 볼 없는 선수는 가능한 깊게, 필요한 넓게 위치해서 원 터치에 슈팅을 할 수 있는 침투를 해야 한다.

6. 공격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전환해 슈팅 이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7. 높은 템포를 유지해야 한다.


포지션별 원칙


1.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의 등 뒤를 자르거나, 깊은 3자 패스를 가능케 하는 옵션을 제공하거나, 페널티 박스에 머물러야 한다

2. 미드필더들은 깊이에서 깊이로 침투해야 하고, 3자 패스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

3. 수비수들은 새로운 국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형을 갖춰야 한다


역습 상황 예시


(1) 측면 -> 중앙 드리블 

볼을 가진 공격수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드리블을 한다. 볼을 가진 공격수는 대치하고 있는 수비수를 그 자리 근처에 고정시킬 수 있다. 이때, 볼을 가지지 않은 공격수는 고정된 수비수 시야 밖에서 짧게 등을 잘라 바로 슈팅할 수 있다.  



(2) 측면 -> 중앙 드리블 

볼을 가진 공격수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드리블을 한다. 볼을 가진 공격수는 대치하고 있는 수비수를 그 자리 근처에 고정 시킬 수 있다. 이 때, 볼을 가지지 않은 공격수는 고정된 수비수 시야 범위 내에 있지만, 수비하는 선수보다 빠르게 속도를 끌어올려 빈 공간으로 침투해 크로스 혹은 슈팅을 할 수 있다.



(3) 중앙 -> 중앙 드리블

볼을 가진 공격수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드리블을 한다. 볼을 가진 공격수는 크게 세 가지 옵션을 보유한다. 첫째, 왼쪽 수비수를 고정시킨다. 둘째, 중앙 공간을 향한다. 셋째, 오른쪽 수비수를 고정 시킨다. 상황에 따라 여러 옵션을 선택한 뒤 골문과 가깝게 침투 패스를 할 수 있다.




(4) 앞으로 돌리기 헤딩, 발

우리 진영 중앙에서 볼 탈취 이후 공격수에게 볼을 즉각적으로 투입한다. 이에 상대 수비수가 한 박자 늦게 압박을 하러 나올 경우, 공격수는 원 터치로 헤딩 혹은 발로 빈 공간에 볼을 밀어 넣을 수 있다.



(5) 중앙 3자 패스 후 전방 혹은 측면 (Steil-Klatsch-Steil)

우리 진영 중앙에서 볼 탈취 이후 공격수에게 볼을 즉각적으로 투입한다. 이에 상대 수비수가 압박을 바짝 나왔을 경우, 공격수는 무리해서 앞쪽으로 볼을 돌리거나 "내가 도는 것" 보다 "우리가 도는 것"을 선택해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 줄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자기 공간을 비우고 압박을 나온 수비수의 뒷 공간으로 패스를 할 수 있다. 후방을 보지 못했을 경우, 전방을 보고 있는 나의 동료에게 패스를 하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다. 3자 패스의 각도는 너비보다 깊이를 우선 순위로,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리지 않도록 가로 패스는 금한다.



(6) 측면 -> 중앙 -> 깊게

측면에서 볼을 탈취했을 경우, 상대팀이 압박하는 반대 방향으로 볼을 돌린 후 제삼자 패스를 통해 출구를 찾는 방법이 있다.



(7) 하프스페이스 ->  하프스페이스 -> 하프스페이스

상대 압박의 흐름에 따라 크게 여러 번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이다.



카운터 어택 그 자체만을 훈련하는 방법이 있고, 수비 과정을 추가해서 수공 전환을 훈련하는 방법이 있다. 저 연령대 선수들의 경우 단순한 과정 -> 복합적인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에, 카운터 어택만 먼저 훈련한다. 이후 차근차근 프레싱을 추가해 역습과 결합하여 훈련을 할 수 있다. 훈련의 최우선 목표는 선수들이 역습 상황 시 무질서를 유발할 수 있는 변화를 90분 동안 빠르게 느끼고, 인식하고, 실행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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