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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World
by 강진규 Feb 28. 2017

트럼프 정책수석 스티브 배넌, 그는 누구인가?

다크베이더라고 불리는 그를 통해 트럼프 정책을 보다.

(Photo: The New York Times)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비 예산을 540억 달러 (61조 2천억 원)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년 국방비 예산 대비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역대 국방비 예산 증액 중 가장 높은 수치인데 61조에 해당하는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예산을 감액한 결과이다.  (참고로 한국의 2017년 전체 국방예산은 40조)


다시 말해 국방비 예산 증액을 위해 Medicaid, Medicare 등 다른 복지 예산 및 교육, 행정, 치안 등 모든 국내 행정에 필요한 예산들을 골고루 감액하겠다는 내용이 새 예산계획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운동 기간 중 미국 군대를 아무도 건드릴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almighty) 군대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사실 이미 그렇지만...)  오늘의 국방비 예산 발표는 그 공약의 지키겠다는 선언으로 보면 될 것이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대통령 외에 10% 국방비 예산 증액을 주도한 이는 누구일까? 란 질문에 대한 답은 명료해 보인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정책수석이다. 오늘자 뉴욕타임스는 배넌의 정치 철학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살펴보자.


 (https://www.nytimes.com/2017/02/25/opinion/what-does-steve-bannon-want.html)


기사에 따르면 배넌은 "역사는 직선의 방향으로 항상 앞으로 나간다"식의 정치적 철학의 정 반대편에 위치한 "역사는 위기를 반복해서 겪는 cycle을 항시 반복하다"란 철학을 따른다. 이 철학에 따르면 미국의 역사는 크게 100년의 역사 주기를 기준으로 구분되는데- 각 100년의 역사 주기는 다시 20년의 주기로 나누어진다. 각 20년마다 미국은 국외적 상황에 의해 위기를 맞는다.


이 '정기적 위기설'에 따르면, 미국의 역사는 충실히 '20년 위기 주기 원칙'을 1776년 독립선언 이후 반복해 왔다.  미국 독립에서 시작한 이 싸이클 (Cycle)은 남북전쟁, 경제대공황과 뉴딜정책, 2차 세계대전 등으로 이어지면서 반복된다.  그리고 배넌은 현재의 미국은 과거에 그랬듯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기 직전이라고 믿고 있다.


배넌은 미국이 곧 겪을 또 다른 위기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radical Islamists)  에의해 생성되고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미 해군 장교로도 근무했던 배넌은 9.11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가장 위협한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인식은 트럼프 정부의 7개 이슬람 국가 반 이민정책과 오늘 발표한 미 국방예산 10% 증액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2016년 5,980억 달러 국방예산을 다른 국가 (top 2-15위) 국방예산과 비교한 표.  전 세계 국방예산 중 1/3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워싱턴포스트



 "우리는 곧 거대한 위기를 다시 맞을 것이다"란 인식이 심어지면 이 위기를 벗어나는데 필요한 것들 외의 모든 것들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미국의 심장을 겨두는 외부 세력이 날마다 커지고 있는데 그 외부세력을 무찌르기 위한 정책 외 모든 사사로운 정책들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배넌은 보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각 아래서 배넌과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백악관에 문제제기를 하는 미 정통 언론의 역할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인식 아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통 언론을 "fake news"라고 하고 더 나아가 "공공의 적 (enemy of the people)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배넌 또한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 언론을 가리켜 "야당 (opposition)"과 다를 바 하나 없다고 맹비난했다. 언론의 정부에 대해 갖는 견제와 비판의 책무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우리를 보고 배웠나...? 란 질문이 스며시 드는 건 나뿐일까?)  


배넌의 이런 세계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가졌던 세계관과 180도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는 때로는 한 걸음 뒷걸음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직선의 (linear) 방향으로 앞으로 나간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의 이상주의적 믿음은 그에게 만약 현재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한 시점을 골라 태어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선택하겠다고 말로 대변된다.


We are fortunate to be living in the most peaceful, most prosperous, most progressive era in human history.... If you had to choose a moment in time to be born, any time in human history, and you didn’t know ahead of time what nationality you were or what gender or what your economic status might be, you’d choose today  (2016.04.25)

: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롭고, 번영적이고 진보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인류 역사의 고개 중 태어날 순간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이 어떤 국적, 성별, 그리고 경제적 지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순간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지금 오늘을 태어날 순간으로 선택할 것이다.  



오바마의 이런 역사적 철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가 2003년에 했던 발언을 보자.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그러나 어떤 강도 직선으로 흘러가는 강은 없다. 굽이치고 돌아간다. 그러면서 결국은 바다로 가는 것이다. (2003. 6. 15)

역사는 수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무한 위기의 싸이클을 반복하고 있다란 철학을 가진 정책수석과 그의 철학을 의심 없이 따르는 사람이 현재 백악관에 있다.


지난 8년 간 "역사는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로 요약되는 철학을 가진이가 이끌었던 미국의 방향과 더 다를래야 다를 수 없는 이유다.  배넌의 이런 역사인식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그리고 우리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 크게 뜨고 주시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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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신문사 기자입니다. 뉴욕타임스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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