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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Oct 13. 2019

나의 보통날은 누군가의 축제보다 눈부시다

아재살롱

* 출판된 도서 소개 요청은 예전에 다른 출판사에서도 받았었으나 포스트잇에 손글씨까지 써서 보내주시니 글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변함없는 책, 변한 나

 책을 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인생경험과 지식, 사고의 흐름을 모두 녹여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의 인생경험과 지식, 사고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의 속도에 따라가기 어렵다면 이해가 안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해 안 되던 책이 어느 순간 이해되기도 하며, 어릴 적 읽었던 책이 어른이 되어서 읽어보니 완전 다르게 와 닿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생애주기를 거치는데 이 생애주기에 따라 가치관이나 생각이 크게 바뀐다. 사회생활을 하기 전과 후, 결혼을 하기 전과 후, 아이를 낳기 전과 후 등으로 말이다. 세상은 그대로다. 세상을 해석하는 내가 바뀔 뿐이다. 


 이 책은 30대 이상이 읽었을 때 더욱 와 닿을 책이다. 90년을 산 사람이 쓴 인생 에세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어느정도의 고난과 아픔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보통

 책 커버에 써 있는 "나의 보통날은 누군가의 축제보다 눈부시다" 라는 문구가 인상 깊다. 이런 종류의 인생 경험을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기업 회장 혹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조언 같은 책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른 세상에서 다른 코스로 산 사람의 이야기는 참고할 만한 정도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나름 보통 사람이다. 90살까지 페이닥터(월급쟁이)로 살았기 때문이다. 의사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니라 직원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있는 경험의 책이다. 그리고 정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보통"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


내려놓음과 잔잔한 마음 상태

 그럼에도 이 책이 30대 이상이 되어야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한 이유는 90년간의 삶을 통해 저자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스트레스에 대해 평점심을 유지하며 담담하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레벨이 굉장히 잔잔하게 안정화 되어 있다고 할까? 여러가지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에너지 레벨이 불안정하다면 이 책은 그저 좋은 말, 뜬구름 잡는 말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럴 땐 산전수전 우주전까지 더 겪은 후, 나중에 이 책을 다시 보길 권한다. 그땐 그저 좋은 말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보이지 않을 거다.


 이 책의 매력은 저자가 말하는 보통의 기준이 우리의 생각보다 낮다는 것에 있다. 굳이 애쓰며 살지 않아도, 적당히 살아도, 큰 목표가 없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하는 저자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다.




마음 편한 보통날과 걱정 많은 축제날 중 고르라면
당신은 어떤 날을 살고 싶나요?


이 질문에 생각이 많아진다면 이 책을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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