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락? 비트코인 14년 역사에선 이 정도는 '조정'이라 부른다
비트코인(Bitcoin)이 또다시 급락했다. 2025년 10월 초 12만 6천 달러(약 1억 7,640만 원) 부근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비트코인은 12월 초 8만 달러(약 1억 1,200만 원) 대까지 떨어졌다. 불과 두 달 만에 약 30% 증발한 셈이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만 약 7억10억 달러(약 1조 원1조 4천억 원)에 달했고, 이더리움(Ethereum)은 36% 하락했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12월 1일 하루에만 비트코인이 8% 급락해 8만 3,824달러(약 1억 1,735만 원)까지 내려갔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코인 중 하위 50개를 추적하는 마켓벡터(MarketVector) 지수는 올해 들어 70% 가까이 폭락했다.
비트코인의 역대 조정 기록은 처참하다. 아니, 오히려 익숙하다.
2012년 1월, 7달러에서 4달러로 42.9% 하락. 2013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는 1,163달러에서 152달러로 무려 86.9% 폭락했다. 2013년 중국의 비트코인 금지 조치에 이어, 2014년 2월 마운트곡스(Mt. Gox) 거래소가 85만 비트코인 해킹 피해를 입고 파산한 여파였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1만 9,666달러(약 2,753만 원)에서 3,220달러(약 451만 원)로 83.6% 추락했다. 2018년 1월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Coincheck)가 5억 3천만 달러(약 7,420억 원) 상당의 NEM 토큰 해킹을 당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됐다.
가장 최근의 대형 조정은 2021년 4월부터 5월까지로, 6만 4,706달러(약 9,059만 원)에서 3만 1,663달러(약 4,433만 원)로 51.1% 하락했다. 5월 12일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환경 문제를 이유로 테슬라(Tesla)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트윗하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과거 비트코인 조정은 대부분 내부 요인이었다. 해킹, 사기, 규제 충격.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글로벌 유동성 긴축, 중앙은행의 매파적 정책,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까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거시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글래스노드(Glassnode)의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이번 하락폭은 역대 중간값 수준이며 과거 사이클보다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ETF 자금 유출도 문제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고래들은 여전히 거래소로 코인을 보내고 있다. 장기 보유자들의 순포지션 변화도 6개월 이상 마이너스 상태다.
비트코인 역사상 사상 최고가 대비 주요 조정은 14번 발생했다. 이 중 50% 이상 폭락이 5번, 80% 이상 대폭락도 2번 있었다. 그리고 매번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2013년 86.9% 폭락 후 2017년 사상 최고가. 2018년 83.6% 폭락 후 2021년 사상 최고가. 2021년 51.1% 폭락 후 2025년 12만 6천 달러.
이번 30% 하락도 같은 길을 갈까? 알 수 없다. 다만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의 "죽음"은 14번 선언됐고, 14번 모두 오보였다.
단기적으로 8만 6천 달러(약 1억 2,040만 원)가 핵심 지지선이다. 이 선이 무너지면 8만~8만 3천 달러 구간까지 밀릴 수 있다. 반대로 9만 3천 달러(약 1억 3,020만 원)를 회복하면 10만 달러 재도전이 열린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갈린다. 일부는 12월 말 12만 5천 달러 회복을 예상하고, 일부는 연말까지 추가 하락을 점친다. 확실한 건 아무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비트코인은 14번 죽었고, 14번 부활했다. 과연 15번째에 죽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