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 어린 시절의 아련한 감성, 영화의 모든 장면을 애틋하고 인상적으로 품어낸 세련된 음악, 우연히 운명 지어지는 사람들의 필연적 인연, 이 모든 요소들이 가슴속을 파고드는 단 한 시간의 짧은 순간은 마치 꿈결 같은 선물처럼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 역시 예정 없이 극장에 왔고, 로비 영화광고 영상을 봤고, 갑자기 홀린 듯 예매를 했다. 모든 것이 우연이었고, 그 우연으로 인해 필연의 감동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운명처럼 영화 <룩백>과 조우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행복한 운명이었나 보다.
아름다운 그림, 애틋한 스토리, 그리고 어여쁜 음악에 어우러진 서글픈 인간의 운명은 지극히 역설적인 충격과 아픔을 전한다. 짧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일본 영화 특유의 깔끔한 감성과 깊은 여운을 모두 담아냈다. 모두가 한 번쯤 이 영화를 통해 영혼의 정화를 만끽해 보길 권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깨끗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