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Sarah Changㅣ사라 장)에게 정신없이 빠져 지내던 한 시절이 있었다. 그녀가 2년 터울로 나와 생일이 같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그녀는 10대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모든 이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히 훌륭한 기량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비외탕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랄로 스페인 교향곡>이 담긴 이 음원은 어쩌면 사라 장 최전성기 시절의 연주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천의무봉의 경지에 올라 거침없었던 그녀의 활은 지금 들어도 새삼 놀랍고 경탄스럽다. 무엇보다 <랄로 스페인 교향곡>은 첫 손에 꼽아도 손색이 없는 명연이며 샤를르 뒤트와의 지휘와 RCO의 흠결 없는 연주 또한 일품이다. 장영주의 바이올린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 비현실적이란 느낌마저 들지만 넘쳐나는 재능을 주체하지 못해 하늘을 날아오르는 그녀만의 날카로운 보잉과 세련된 소릿결은 그저 놀랍고 흐뭇하다. 폭발적인 피날레 이후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갈채는 당시 그녀의 연주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