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운동은 걷기다. 뚜벅이라는 별명답게 오래 걸었다. 부산에 오기 전에 지리산에 있을 때나 부산에서나 계속 걸었다. 걸었던 이력도 꽤 된다. 물론 운동이라면 테니스가 주종목이다. 탁구를 배우고 싶어 알짱거리기도 했지만 테니스에 몰빵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하는 축구는 기본이다. 그러나 작은 키 때문에 농구 배구는 접하지를 못했고 야구는 왠지 모르게 어색했다.
걷는 일 중에 일상 걷기 말고 특별한 걷기는 직장 다니던 중 둘째 딸내미 방학 중에 휴가를 내고 우리 쌀 지키기 걷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부안에서 김제 구간을 걸었다. 준비 없이 참여해 허벅지 안쪽이 쓸려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 목표만 달성하고 중단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 때 도법스님과 대전지역 걷기를 한 기억도 있다. 이때는 지역 순례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걸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역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남북전쟁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음을 그때 알았다. 화해라는 진정한 의미를 그때 깨우치고 평화의 본질을 알았다.
그런 의미 있는 걷기 말고 돌발적인 걷기도 있었다. 전두환 시절 통금해제날 이대 앞에서 동창과 기념주를 하고 자정부터 걸어서 안양 석수동 집에 아침 여섯 시 도착한 걷기가 생각난다. 그 외의 걷기는 많다. 해외여행은 걷기가 대부분이라 후배들이 나와 같이 여행하는 걸 꺼려하고, 상하이에서 생활할 때는 걸어서 상해를 속속 탐색해 기사를 쓴 것도 추억이다.
그런 와중에 가장 재미있는 걷기는 지리산 백무동에서 장터목이나 세석평전까지의 주중 산행이다. 일요일만 되면 습관처럼 혼자서든 여럿이든 올랐다. 이박삼일 종주는 일 년에 봄가을로 두 번씩 했다. 귀농학교 졸업여행 코스였다. 이때는 천황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왜 그리 걸었을까? 그게 내가 살 길이었던 모양이다. 건강은 소박한 운동에서 시작된다. 다시 걸어야겠다. 걷는 의미와 재미는 걷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