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by 재완

당신은 불행을 파는 가게를 본 적이 있나요?


불행을 파는 가게라니, 마치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골목길 어딘가에 음습하게 다 깨진 조명을 깜빡이면서 사람들을 불행으로 집어넣을 것만 같은 이름이죠.


하지만 아니에요. 불행을 파는 가게는 밤에는 문을 열지 않아요. 비가 오는 날에도 열지 않아요. 따스한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어느 골목길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어, 여기에 이런 가게가 있었네? 하고 우연히 만날 수 있게 되는 그런 가게랍니다. 가게 앞에는 항상 색색의 꽃과 초록의 화분이 있고 가게 주인은 화분에 물을 주면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죠.


불행을 파는 가게라니, 아주 불길한 가게구만! 사람들은 수군대며 지나가지만 주인은 개의치 않아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가게니까요. 특히나 요즘같이 모두가 완벽한 행복만 바라는 시기에는 더욱더 말이죠.


더 큰 슬픔으로 음악을 써내는 작곡가에게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불행을 이겨내며 스스로를 단련하는 사업가에게도

길에서 넘어지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어린아이에게도,

불행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불행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불행을 파는 가게,

오늘부터 영업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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