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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Lee Nov 02. 2021

예술 작품 매각하기 - (2)

케이트의 아트마켓 37

-    매각에 적절한 시기 조절 필요

-    매각하려는 작품의 역사와 작가의 이력 등 고려해야

-    전문가와 논의, 연구 필요  


예술 작품을 매각하려면, 지난주 칼럼에서 언급한 위탁 판매 기관의 선정에 더해 언제 매각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재판매하기엔 시기상조  


논란이 된 작품과 같은 시리즈 작품.  앤디 워홀(Andy Warhol), '리즈 #3(Liz #3)', Art Institute of Chicago, US, 1963.

Photo: Ken Lund via Flickr/Creative Commons.


모든 투자가 그렇듯 자산의 현금화가 급한 상황이어서 서둘러 매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예술 작품을 언제 매각할 것인가는 필수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사항이다.  아트 마켓과 전반적 사회.경제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작품 매각을 결정해야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매각 시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가 비교적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 2016년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 이미 여러 번 소개한 바 있는 팝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상징적 작품 중 하나인 '리즈(Liz)' 실크스크린 시리즈 중 '리즈(Liz, 1964)'가 출품되어 많은 컬렉터들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beth Taylor)의 얼굴을 묘사한 워홀의 '리즈(Liz)' 시리즈 작품은 아트 마켓에 나오는 대로 미화 2,800만–3,200만 달러(한화 약 320억–36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고액에 판매되어 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리즈(Liz, 1964)'는 미화 1,000만–1,500만 달러(한화 약 110억–170억 원)라는 다른 작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의 추정가에 출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찰되고 말았다.  앤디 워홀 재단(Andy Warhol Foundation)이 직접 위탁한 이 오리지널 작품은 불행하게도 유찰된 작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찍혀 향후 몇 년간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앤디 워홀(Andy Warhol), '10 리즈 테일러(Dix Liz Taylor)', Centre Pompidou, Paris, 1963.  

Photo: Gautier Poupeau via Flickr/Creative Commons.


사실 '리즈(Liz, 1964)'가 유찰된 데에는 경매에 나오기 불과 2 년 전 작품에 얽힌 소유권 분쟁이 일었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2014년 앤디 워홀의 전 경호원이었던 어거스토 부가린(Agusto Bugarin)이 30여 년 전 워홀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이 작품을 뉴욕의 한 갤러리를 통해 위탁 판매 시도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워홀 재단이 부가린의 작품 절도를 의심하며 법원에 작품 판매 중지 신청을 했고 법원이 판매를 중단시키며 소송이 시작되었다.  양측 증인들의 증언과 분쟁으로 이어지던 소송은 결국 합의로 마무리된 채 그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2년 후 워홀 재단이 작품을 크리스티에 위탁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재단이 작품을 소유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일은 아무리 대가의 아름다운 작품이라도 소유권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해 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아직 세상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기 전 다시 마켓에 등장한 경우에는 낮게 책정된 금액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냉혹하게 외면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판매 전 다각적 상황 파악 필요 


앤디 워홀(Andy Warhol), '내셔널 벨벳(National Velvet)', SFMOMA, San Francisco, US, 1963.

국내에서 '녹원의 천사(National Velvet, 1944)'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의 한 장면을 인용한 작품.  Photo: Becky Snyder via Flickr/Creative Commons.


전문가들은 작품을 재판매하기 전 작품의 이력을 이해하고 시대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 아트 마켓도 시기별로 강세를 보이는 사조나 아티스트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014년에는 떠오르는 신진 작가군이 경매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반면에 2016년경에는 보다 보수적이고 차분한 사조의 작품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은 주로 시기별 사회 인식과 중심이 되는 사회적 이슈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에 더해 해당 작가의 예술계에서의 경력과 시장에서의 반응 등도 알아 두어야 한다.  경매 결과나 갤러리에서의 가격 변화, 전시 이력, 비슷한 사조 작품들과의 관계 등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항들의 변화에 따라서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창작된 시기 등에 따라 아트 마켓에서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 이러한 이유로 경매 회사나 갤러리가 위탁을 거절하기도 하므로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마켓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술 작품은 처분하고 싶을 때 마음대로 매각할 수 있는 주식 등 여타의 자산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유념하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연구한 후 재판매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도록 권장한다.  경기가 침체되어 있는 시기라고 해도 오히려 아트 마켓은 강세를 보이기도 하므로 흐름을 잘 파악하면 성공적인 거래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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