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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교사 Jun 11. 2021

공무원이지만 N잡러가 꿈인데요

2016년 첫 월급은 약 190만 원이었다. 공부만 하는 임고생 백수였다가 갑자기 190만 원이라는 돈이 통장에 꽂히기 시작하니 꽤나 큰 금액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1년 차(담임), 2년 차(비담임), 3년 차(비담임)까지 월급은 210~220만 원가량이었고 1정 연수를 받기 전까지 월급 오르는 속도가 체감 0.1%였다. 꿈쩍하고 오르지 않는 월급에 끔찍했다. 교사 경력 10년차여도 실수령 월 300이 안된다는 사실에 조금 착잡했다. 여기서 1정 연수란 : 임용에 합격하면 2급 정교사 자격을 받으며 만 3년이 지나면 1급 정교사 연수를 받는다. 이를 줄여 1정 연수라 부르고 이 연수를 받으면 한 호봉이 올라간다.


"월급은 왜 이렇게 적고 오르지 않는 느낌이지? 나 경력이 3년 넘는데 220만 원 받아."


커 보였던 내 월급은 시간이 흐르면서 초라해 보였다. 자랑스러웠던 내 직업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져 가던 찰나였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외출복을 재빠르게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듯이 집에 오면 내가 더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을 했다.




누군가는 유튜브에 영상을 만들어서 돈을 벌고 누군가는 글을 써서 누군가는 그림을 그려서 돈을 번다. SNS에서는 자신을 노출시킴으로써 팔로워 수를 늘려서 자신의 능력을 판매하거나 물건을 판매하여 돈을 번다. 그것이 커지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스마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팔아 돈을 벌고 블로그 마켓을 열고 핸드메이드 물품을 만들고 팔아 돈을 벌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부동산, 코인, 주식 재테크 방법으로 돈 복사가 되기도 한다. (물론 돈 삭제도 포함이다.) 줄줄이 읊을 수 있을 만큼 아주 다양한 돈벌이 경로가 있다.


한 때는 스마트 스토어를 키울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들을 소개하는 유튜브를 본 적 있다. 내가 직접 스마트 스토어를 열진 않을 거지만 그럴 수도 없지만 궁금했다. 어떤 방법과 전략으로 물건을 팔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대박'의 길로 진입할 수 있는 건지.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꽤 유명한 신***이라는 채널이었는데 영상에서 우연히 들은 한 문장의 말이 잊히지 않고 머릿속을 한동안 맴돌았다.


"건국 시대 이래에 가장 돈을 벌기 쉬운 시대다"


이 말을 듣고 여러 감정이 들면서 조금 서글퍼졌다. 분명 맞는 말이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해당 안 되는 말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기도 하겠지. 요즘 시대에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게 사실이기에 더 씁쓸했다.








그것이 가능하던 불가능하든 간에 N잡을 꿈 꾸게 된 건 2017년도부터였다. 내 직업이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게 느껴지던 그 해이다. 퇴사를 한 직장인들과 실제로 다른 분야에  뛰어든 프리랜서들 작가, 사업가, 기획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담은 영상들을 마치 내 일인 것 마냥 열심히 들여다봤다. 한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사람이 목에 물을 축이듯이 본능적으로 찾아보았다. 글에서 계속 돈벌이를 언급했지만 사실 나는 N잡으로 인해 경제적 수입을 버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 아니다. 나의 0순위는 삶의 만족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들(job, work)이 생기면 그것을 추진하고 지속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경제적 수입이 있어야 마음에 힘이 붙고 삶의 만족도는 더 높게 올라가긴 하겠지. 참 모순적인 상황이다. 삶의 만족과 돈은 얽히고설켜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N잡의 일례로 주변 선생님들 중에 복싱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분이 있다.  선생님의 과목은 놀랍게도 체육이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 ,  과목  하나다. 선수권 대회 예선전에 오르기까지  아마추어다. 인터넷에서 검색만으로 예선 영상을 쉽게 찾아볼  있었다. 분노로 가득  일부 중학생들을 사랑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지극 정성으로 지도하는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온화한 성품을 지닌  선생님은 사랑이라는 단단한 마음 뒤에 강인한 체력이 뒷받치고 있는 분이었다. 사적으로  한마디 나누어보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항상 응원하고 있는 분이었다. 내가 꿈꾸는 모습의  사례가 바로 측근에 있었다니 괜스레  힘이 났다.

또 다른 사례로는 슈퍼밴드1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지구과학 선생님이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교사를 하고 있다. 최근에 의원면직을 하고 인터넷 강의를 병행한다고 들었다. 이 분 역시 내가 꿈꾸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마음으로나마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는 중이다.



N잡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기 시작하고서부터는 퇴근 후에 하고 싶은 것들을 배우고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들도 존재한다. 시간과 비용을 꽤나 들인 것이 아까웠지만 어쩌겠나. 때와 운이 맞지 않았고, 내 의지가 그 정도였고, 내 능력 밖인었던걸.

여전히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내가 좋아하고 즐겨하는 다른 무언가도 함께 하고 있다. N잡의 꿈은 1년 뒤에 이뤄질 수도 있고 5년, 10년, 20년 뒤에 이뤄질 수도 있다. 혹은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꿈은 꼭 실현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닌가. 내 꿈은 N잡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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