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 Jul 12. 2020

생각의 틀을 넓혀주는 마케팅 여행책

<교토의 디테일>

<교토의 디테일>을 무슨 장르의 책으로 구분해야 할까 책을 읽는 내내 고민했다. 마케팅 책이라고 하기엔 지금 당장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의 설레임이 가득했고, 여행책이라고 하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섬세한 기획력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의 니즈에 맞춰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교토의 디테일>.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다녀온 교토 여행을 추억했고, 언젠가 다시 교토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저자의 여행 코스를 따라 걸어보고 싶어졌다. 


저자인 생각노트의 <교토의 디테일>은 여행자의 눈으로 본 교토의 소소하지만 섬세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전 책인 <도쿄의 디테일>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각을 깨워주는 것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여행 중 가장 설레는 공항버스를 시작으로 책은 여행의 일정과 같이 움직인다. 교토의 대표적인 여행지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골목 구석에 있는 작은 카페도 소개한다. 마케팅 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 책은 교토를 여행하기에 꼭 필요한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전혀 다른 면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마케터이자 기획자인 저자 역시 그런 사람이다. 마냥 들뜨고 즐겁기만 한 여행 속에서 정확하게 찾아내는 작은 디테일의 차이. '어! 나도 저기 가봤었는데... 왜 못 봤지?' 책을 읽는 내내 그 생각만 가득했다. 


교토에서 저자가 가장 먼저 소개해 주는 곳은 니조성이다. '비 내리는 교토를 운치 있게 즐기는 법'이라는 소제목을 보면 분명 <교토의 디테일>은 독자로 하여금 여행을 가고싶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작가를 따라 니조성을 따라 걷다 보면 알게 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신발장의 숫자표, 공사차량으로부터 관광객들을 보호하는 안전요원들, 니조성 화장실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화장실 실내지도 소개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케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진 찍기'라는 것은 알 것이다. 예쁜 사진을 찍고 남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취향을 잡아야 한다. 교토의 가게들이 어떻게 기록을 남기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지 알려준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의 조건으로 알려준 웅장함이나 화려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물론 입이 딱 벌어지는 큰 규모의 공간이나 물건이 인스타그래머블 플레이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잘 맞는 작은 아이디어만 있디만 그곳 역시 인스타그래머블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교토의 골목 안 작은 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일본 여행을 간다면 꼭 빼놓지 않아야할 대형 상점들도 소개한다.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아 들어가면 나오기 싫은 무인양품, 괴짜 발명가의 다락방을 구경하는 느낌인 로프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발견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작은 것, 세심함 등이 아닐까. 나 역시도 몇 번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카페를 하면 이렇게 꾸며보고 싶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교토의 디테일>에서도 관광지 외에 교토 구석구석의 크고 작은 카페들을 방문하는데 역시 따로 메모해 놓고 배워보고 싶은 부분이 꽤 많았다. 


교토에서 발견한 것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라기 보다 태도에 의해 드러나는 담백하고 은은한 디테일들이 많았다. 교토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지만 도쿄와 달리 교토만의 차분하고 느림이 머무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빠르지만 불편하지 않게 변화하는 교토의 디테일은 어떻게 고객들을 배려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전체적인 것보다 작지만 세심한 한 부분에 감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 디테일>은 가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가게로 다가갈 수 있을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각각 다르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교토의 디테일>을 읽으며 잠시 잊고 있었던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넓고 깊게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마케터를 위한 생각노트, 기획자를 위한 생각노트, 디자이너를 위한 생각노트가 첨부되어 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큰 변화를 이끌, 한 끗 디테일을 찾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