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가,
영업이 끝난 매장이 뒷정리를 하는 동안 조명을 일부만 켜둔 것이다.
어제, 마침 지나다가 두 곳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뭐랄까, 굳이 거창한 해석을 하면,
끝이 끝이 아닌, 그 은은한 불빛을 통해 다음과 연결된다는 느낌이어서일까?
한 해가 끝나지만, 시간의 흐름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삶에 있어 시간을 가르는 기준일 뿐,
오늘밤 자고나면, 내일은 여타의 다른 내일과 다르지 않은 일상일테니까.
난, 언젠가부터 그 해의 마지막날에 셀카를 찍어 극장의 플레이포토라는 것으로 출력을 해 둔다.
올해도 사진찍고, 제작까지는 완료.
이렇게 한해를 마무리한다.
2020년 12월 31일에는 너무도 당연히
2021년 안에는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끝날 줄 알았는데, 여전하다.
2011년 이후로 제주를 안 간 해가 없었는데,
작년에도 11월에 조심스럽게 잠시 다녀왔는데,
올해는 제주를 안간 유일한 해가 되었다.
부디, 2022년 12월 31일에는 마스크 낀 사진을 찍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