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제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밤,
새벽부터 이동할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시카고에 있던 내내 뉴욕으로의 이동이 계속 머리 한 켠을 차지했고,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아침에는 시간이 없으니 아침에 넣어야 할 짐은 최소한으로 하고, 짐을 최대한 완벽하게 싸려고 분주했다.
이런저런 검색으로, 시카고에서는 새벽에 우버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정보를 봤고,
대중교통으로 공항에 가려니, 이 또한 막막했고.. 또 이런저런 검색으로 우버 사전 예약을 알게 되었다.
우버는 사전 예약을 했는데, 일단 기사가 배정되었다는 알림이 왔다. 완전히 확신은 못하지만 불안감은 조금 덜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났다. 다른 날보다 1시간은 더 잤구나 했다.
5시부터 2-3분 간격으로 핸드폰 알람을 5개 해 두었고, 호텔에 모닝콜을 해둔 상태다.
5시가 되었는데 모닝콜이 오지 않는다.
어.. 핸드폰이 잘못되었나,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TV를 켜보니 핸드폰의 시계와 일치하다. (나도 모르는 무슨 예감이었나..)
어제 사서 맛만 본 도넛, 마트에서 사다 둔 요거트.. 공항에 가서 먹으려다가, 호텔방에서 느긋히 조금은 이른 조식을 즐긴다.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식사.
방을 다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둘러본다.
호텔에 처음 온 순간 물이 2개 있었는데, 호텔 회원의 일부 등급은 무료이고 아니면 1병에 3불인가 했다.
오래전 힐튼에 가입한 적은 있는데, 지금은 아이디도 기억이 안나고.. 내 등급이 뭔지도 모르고..
아.. 호텔도 등급에 따라 물제공도 다르구나.. (물론 여타 서비스들이 다르긴 하지만 물이 이렇게 제공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이젠 미리 알아보고 회원 가입을 하든가 해야겠다.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밖을 보니, 건너편에 내게 배정된 우버차인가 싶은게 보인다.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호텔 밖으로 나가보니, 아니었다.
정확히 예약한 시간이 되자 내가 예약한 우버가 왔다. 이렇게 시카고 공항으로..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을 예매했는데, 일단 수화물이 모두 유료이다.
사전 예약을 하면 30불이고, 현장에서는 35불이다. 또 2번째 수화물부터는 40불이다.
구매하는 등급에 따라 기내용 캐리어가 가능하기도 하다.
나는 휴대용 가방만 가능한, 환불도 불가한, 사전 좌석 지정도 불가한, 제일 저렴한 등급의 표를 구매했다.
또 이런저런 검색으로 휴대용 가방은 정말 간단한 소지품만 가능하고, 조금이라도 크면 다시 수화물로 부쳐야 한다 해서(꽤 잘못된 정보였다. 사이즈가 작은 배낭까지도 가능했다.), 그래서 정말 신경이 더 쓰였다. 진짜 휴대용 가방의 짐을 지갑, 여권만 두었다. 조금 큰 사이즈 가방도 안될까 싶어 작은 가방을 했다.(잘못된 정보를 준 블로거!!!!!!!!!!)
수화물은 사전 결제를 했고, 혹시 초과가 아닌가 신경이 쓰였지만 초과는 커녕 한참 적은 무게였다.
키오스크에서 셀프체크인을 하는데, 갑자기 몇 개의 시간대가 뜨면서 무료로 좌석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때 시간이 아침 6시 30분경이었고, 8시가 보이길래, 내가 1시간 앞의 비행기를 탈 수 있나.. 혹해서 버튼을 누를 뻔 하다가.. 8시 앞에 있는 시간들 5시 30분, 7시를 보고..
응?? 5시 30분은 지났는데.... 이제사 보니 다 저녁 비행기였다.
큰일 날 뻔 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탑승구 앞으로 가서 있었다.
시카고에는 유명한 팝콘이 가렛과 넛츠온클락 있는데.. 가렛은 먹어봤었고, 시카고에서 매장도 봤으나, 넛츠앤클랙은 시내에서 매장을 보지 못했고, 공항에 있다고 해서 굳이 찾아볼 생각은 안 했다.
내가 타야할 탑승구는 B9였고, 통로가 B1부터 B9으로 이어졌다. 통로를 다 걸어다녀도 가렛은 있었고 다른 팝콘은 없었다. 또 잘못된 정보였군 하고 하염없이 탑승구 앞에 앉아 얌전히 있었다.(치밀하게터미널2에 있다는 세부정보까지도 확인했건만..)
8시 25분부터 탑승시작인데, 8시 10분.. 내가 앉아 있는 탑승구 앞에 모니터를 보니 뉴욕행이 아니다.
어...어... 어찌 된거지... 전광판,, 전광판.. 어딨어? 혼자서의 다급한 외침..
부랴부랴 전광판을 찾으니 E13이다. (난 분명 E13으로 봤는데..)
어.. 분명 여긴 B1에서 B9까지 였는데... 대체 E는 어디야?? 그 순간 진심으로 당황.
여기저기 둘러보니 E로 가는 통로가 있다.
외항사들은 시간에 늦으면 얄짤없이 짐내리고 바로 문 닫는다는데.. 마음이 다급하다.
통로를 따라 따라 가는데.. 어랏... 내가 찾던 팝콘집이 보인다.
비행기 못타면 어떻해.. 엉엉.. 하는 와중에 팝콘은 사고 있는;;;
(짐이 초과될까 한종류 제일 작은 것을 샀는데, 이조차 꽤 컸던.. 그래도 가방에 들어가긴 했다.)
E13을 찾아왔는데, E12까지 있고 갑자기 E14다. 어디에도 E13은 없다. 이정표에도 E13은 적혀 있는데
데스크에 가서 직원에게 E13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내가 타야할 곳은 E14였다.
대체 난 왜 E13으로 본 걸까...
진짜 멍때리고 앉아 있다가 비행기 못탈뻔..
티켓에 내가 탑승할 그룹은 6으로 기재가 되었있었고, 순서에 따라 탑승을 한다.
그룹2가 탑승할 때, 그룹6인 사람이 갔더니 아직 순서가 아니라고 한다.
이 시스템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순서를 구분지어주면 좋겠다. 특히, 제주도.
무사히 비행기 탑승.
2시간 여를 지나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
비행기를 타고 온 순간, 내가 왜 입,출국외 이동에 비행기를 싫어하는지 알았다.
너무 답답했다. 살짝 멀미도 나고..
비행기에 내려서 화장실도 가고, 커피도 한잔 사서 마시고(이름을 케이라고 하는데, 보통 k로 아주 간혹 kay로 주는데.. kate는 또 처음..)여유있게 수화물을 찾으러 왔다.
처음에 몇 개 나오다 싶더니 안 나온다.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하고 근처에 앉아 있는데,
분명 나랑 같은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캐리어를 정리하고 가는게 보인다.
얼핏 봐서.. 아 그냥 핸드캐리용이었나보다 했다.
근데 조금 이상하긴 했다. 분명 수화물이 나오는 곳에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다들 핸드캐리만 한 건가?... 다시 수화물 찾는 곳에 가는데 저쪽에서 누군가가 나를 보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라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저쪽 사무실로 가보라고 한다.
아니, 아니.. 왜, 또.. 또 무슨 일이야?.... 사무실 앞으로 가니 캐리어들이 정렬되어 있다.
다행히 내 캐리어도 거기에...
나중에 한국에 와서 보니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착실하게 알림메일을 보냈다.
스팸메일에 들어가 있었지만, 스팸메일이 아니어도 공항에서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탑승구가 바뀌었다는 알림 메일, 내 짐이 이른 편 비행기로 도착해 있다는 메일..
하아... 뉴욕공항에서 못 나올 뻔... 진짜 뉴욕까지의 이동.. 험난했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을 타게 되면 꼭 앱을 설치해야겠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기다리면서 우버를 검색해보니, 50-55불 정도가 나오는데,
이 요금을 1시간 동안 고정할 수 있다는 알림이 오긴 하는데, 뭔지 몰라서 패스.
짐을 찾고, 우버 픽업하는 곳으로 가니.. 그새 요금이 65불이 되었다.
우버를 탑승하고 뉴욕의 호텔로..
거의 호텔 근처에 왔는데 교통 체중이 장난아니다.
네비에는 1마일 남았는데.. 이 거리가 한 15분 걸릴 것 같다. 시위행렬도 있고..
그래도, 무사히 비행기 탑승하고, 짐 찾고, 뉴욕 호텔 체크인 완료.
이렇게 15년만에 뉴욕을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