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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살기 Dec 07. 2016

지금 이 느낌 싫다.

돈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지..

내일 12시 한의원 상담 업무자를 뽑는다기에 그곳에 면접을 보기로 했다.

그동안 몸 상태가 매롱이어서 나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고, 충분히 쉬고 있기를 여러달째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치료를 위해 이러저런 약에 기치료에 마사지에 매일 반신욕에 하다하다 무당에게까지 가보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본업인 이발을 지속하기엔 아직 체력적으로 상당히 무리가 있다보니 육체소모가 적을 것 같은 하루 5~6시간 정도의 일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눈에띈게 한의원 상담일이었다.

그런데 면접시간을 약속하고 이력서를 쓰면서 왠지 두렵다.

나이 43살에 이력서 속에 채워 넣어야 하는 옛 이력 내용들이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고, 난생처음 상담이라니 아무리 돈이 궁해서라지만, 부담스럽다.

처음하는 일이라 낯선게 당연하지만,

그건 내 입장일뿐이니...

아직 채용된 것도 아니고 면접도 보지 않았는데 생각은 벌써 채용후까지 가버렸다.

근무인원이 몇안되는 작은 한의원 근무시 발생할만한 여자들끼리의 소소한 신경전에 소모될 에너지와 생소한 상담일로 받을 스트레스와 업무에 익숙해지기전 업무 미숙으로 인한 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기본 업무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마지못해 출근은 하지만 그 속에서 겉돌고 소외될것 같은 불안감...등등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니 정말 기분이 말이 아니다.

나는 여자들과의 대인관계가 무척이나 힘이드는 사람이다. 하긴 뭐 남자들과도 잘 지내지 못하는게 사실이지만...

너무 멀리까지 생각이 나간 것 같으니 망상은 이만 걷어내보자 애를 써보지만 익숙한 불안이 치솟는다.

아무리 망상인줄 알아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경험에 비추어 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느낌들인줄 알고 있지만, 그런다고 이런류의 느낌들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 정말 싫다.
이런 느낌도 싫고, 지금 상황도 싫다.
돈은 벌기 싫어하면서 자긍심은 채우고 싶어하고 자존심은 지키고 싶어하는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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