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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Jan 03. 2024

칸사이에 먹으러 갔다. 2007년 6월 여행기 1일

2007-07-19 22:40:06

옛날에 이글루스에 올린 여행기를 백업에서 불러와서 다시 올려 봅니다. 옛날 포스팅 중에 여행기는 다시 읽어도 재밌네요. 2007년 여행기니 15년 전 레트로 콘텐트가 되었습니다.


6월 칸사이 여행기 올라갑니다.

2007 6/13


S양이 6월에 일주일이나 칸사이에서 못먹고 온 음식들을 먹으러 간다고 했을 때. "그럼 나도."라고 했던 것은 반 쯤은 허풍이었고, 반 쯤은 농담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일정은 일본에서만 8일이고, 앞뒤로 하루씩 붙어서 열흘짜리가 되버린거지? 거기다 사람은 네 명이나 모였고.

부산에서 4시에 떠나는 배를 탄다는 것은 아침에 못해도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지금은 8시에 일어나도 어찌어찌 타고 갈듯하지만?


긴여정의 첫 식사는 집근처에서 순대국. 일본가면 못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9시40분 서울발 KTX, 부산에서 출발하는 팬스타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부산까지의 왕복 차비를 생각하면.....

후랑크 소세지는 남았지만, 삶은 달걀은 사라진... 그러고 보니 요즘은 홍익회라고 하지도 않는듯?


KTX의 슬림한 복도에 맞춰 슬림해진 탓인지 내용물이 그다지 풍부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KTX야 따로 음료 스낵 자판기도 있지만.

역전에서 보이는 컨테이너들과 바닷내음.


부산역에서 국제여객터미널이 가깝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는 전철로 50분 정도 걸리지만, 부산역에서는 지하철 한 정거장.

잠깐 스쳐가는 인연이지만, 나름 찾아본 부산의 맛집.


부산역 옆, 한진통운 뒷쪽에 있는 부흥집의 돼지국밥.

부산 사람들의 소울푸드라고 하지만, 서울사람 입에는 순대대신 돼지고기가 들어간 개운한 순대국이라는 느낌?

전철을 타자니 귀찮고, 국제 여객 터미널 쪽으로 걸었다. 짐이 많지만 않으면 역에서 걸어도 30분이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지만.


부산역 앞에 국제여객터미널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것을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아는게 힘이다.


부산세관 옆의 나즈막한 기와를 얹은 문 안으로 들어가면 국제여객터미널.

오고가며 신세를 지게될, 팬스타 써니 호. 2만6천톤급 페리로, 팬스타 드림호와 번갈아가며 부산 오사카 사이를 왕복.


소요시간은 16시간, 16시에 출발 다음날 10시에 도착.

왕복 17만5천원짜리라, 딱히 기대를 안했는데. 그래도 2층 침대에 커튼이 쳐져있어 나름대로 개인공간이 넉넉하다. 안에 작은 독서등과 110볼트 콘센트.

줄인다고 줄인 짐인데, 열흘이나 되다보니 양이 꽤 많아졌다. 아직도 공력이 부족하다는 느낌.

아직 부산 앞바다지만, 맥주는 일본맥주. 자판기도 일제.

짠짠, 기린 이치방시보리를 사서 따고는 후회했다. 아차차...목욕하고 마실 걸.

팬스타의 목욕탕은 부산에 있을때는 부산 앞바다가 오사카에 있을때는 오사카 앞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수건으로 몰래 맥주캔을 숨겨서 들어가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크아 죽인다...' 같은 짓은 하지 않았다고 해둔다.


(여기는 원래 플래시 플레이어 동영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우리나라 장마철이 7,8월이라면 일본은 6월... 앞날이 막막.

다시 배 안으로 도망쳐 들어왔다. 복도가 좁고 곳곳에 손잡이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비지니스 호텔 정도 되는 선내는, 로비의 바부터 가라오케까지 꽤 시설이 쏠쏠하다. 저녁에는 쇼(!)도 보여준다.


여럿이와서 와글와글 떠들면서 노는 것도 재밌을 듯? 면세점에서 양주를 사서 내리기 전에 다 마신다는 대인배 놀이를 하려고 해도, 역시 사람이 많았으면.


팬스타의 식당에 대해 악평이 많았다. 저녁은 당연히 알아서 먹어야하는데, 1000엔 언저리부터 시작하는 선내 식당은 지금이야 감당할만한 가격이지만, 엔화가 한 1200원쯤 하던 시절에는 정말 공포였을듯, 굶을 수도 없고.


그래서 배에 오르기 전에 먹을 것을 준비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타기전에 빵을 사왔는데.


이게 뭐야....

왜 배안에 편의점, 그것도 GS25가 있는거야!


뭐 있으니 편하네요. 언제 채다인님이 리뷰라도 하실듯한.....(엔,원화 모두 사용 가능)

.이렇게 첫날밤이 깊어갑니다...


지금도 배타고 일본 가는데 로망이 있지만, 아무리 저렴해도 자영업자 입장에서 하루를 꼬박 들여서 일본 가는 것은 무리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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