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천천히 오해하겠습니다 (짝사랑)
당신을 사랑한다면
이해해야 하나요?
이해라는 말 속에 사랑은 없습니다
차라리 오해합니다.
오해는 내 손끝으로 그리는
낙서처럼 아무도 알수 없겠죠
그냥 나만 알아보는 언어로 만족합니다
손끝에 물드는 페니큐어 색의 의미를 묻지않습니다
긴머리가 짧게 잘리어서 귀끝에서 흔들거립니다.
어떤 꿈을 꾸었는지 물어보지 않을게요
마른 웃음소리도 귓등으로 흘립니다.
왜 보조개가 짝짝이 인지 궁금하지 않을 거구요
흘린 눈물이 덜 짜도 간을 하지 않겠어요
나는 당신을 모르고 싶고
낯설고 무서우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정체를 모를 수록
나의 마음은 깊어갑니다.
나는 처음보는 음식처럼
당신을 맛을 볼래요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혀를 뽑아
뭉뚱한 나의 어꺠를 비비고
뻣뻣한 머리칼로 쓸어 볼게요
모르는 당신을
고봉같이 수북히 쌓아
천천히 오해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래 오래
사랑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