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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Jul 14. 2022

책 블로거는 무엇이 재미있을까?

그냥 그 일 자체가 재미있는 것.

책 블로거를 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이렇게 물어보면 "아니!"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거다. 우리나라는 책에 대한 어려움, 부담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독서 인구는 영화나 게임 팬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책을 읽는 이들이 없으니, 책 리뷰를 남기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도 없는 무대에 외롭게 서서 허공을 보며 떠드는 버스커와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책 블로거는 상당히 재미없는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책도 영화나 게임을 고르는 것처럼, 잘 고르면 재밌는 장르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때로는 기대하지 않은 책이 나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인간답게 사는 길을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이는 책이 독서가에게 주는 순수한 즐거움이다. 영화 팬이나 게임 플레이어들이 겪는 그 감동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책이 주는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다. 또한 진심은 통한다는 말처럼, 꾸준히 활동하면 언젠가는, 자기와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이 일이 독서 인구가 적을 것이니 재미 없을 거라는 편견은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8년간, 도서 블로거로서 위 일들을 모두 겪어 보았다. 그래서 책 블로거가 지루한 일을 하지만, 꽤 재미있는 일임을 알아가고 있다. 책은 재미있는 콘텐츠이며, 이를 나누는 블로거 또한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끼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책 블로거는 책의 재미를 온전히 즐기는 직업이다




나는 책 블로거라는 직업의 매력이, "책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덕후"라고 생각한다. 책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으며, OTT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많이 있다. 책 블로거는 이런 책들을 읽고, 자신의 플랫폼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다양한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이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 본분을 망각할 정도로 서사에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기 계발서를 통해서 역경을 뚫고 일어나 성공한 사람들의 감동 실화를 만끽하고 공감할 수 있다.


에세이를 통해서 헛헛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 소설문학을 통해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고, 인문학과 철학 도서를 읽으며 내 생각을 깊이,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책 블로거는 상당히 재미있는 직업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과 재미 그리고 깊은 생각을 만끽하며,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기 계발서 작가들의 이야기를 보면 '언젠가는 나도 이들처럼 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밝은 미래를 꿈꾼다.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를 읽으면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할 때가 있고, 그들을 응원하는 일도 있었다. 철학과 인문학을 읽으며 '내가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어떤 것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면서 책에 더 빠져들었고, 내가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 또한, 내가 성장한 것이리라.


나와 코드가 맞는 이는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있다.





책 블로거로서 초반에는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그러니 내가 책을 좋아하고 이를 꾸준히 나누다 보면, 언젠가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강하게 연결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일을 더 좋아하게 될 거다.


나는 이를 8년 차인 올해 경험했다. 책을 좋아하고, 읽은 것을 공유하다 보니까 인스타에서 활약하시는 책 인플루언서 분들과 먼저 소통하게 되었고, 블로그 세계에서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서로 이웃이 맺어지거나, 네이버 인플루언서 홈을 통해서 도서 인플 분들과의 연이 생겼다. 그분들과 댓글로 수다를 나누는 일도 많아졌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혼자 노래하는 버스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과는, 내가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어진다는 것을 블로거 활동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 블로거도 나 홀로 버스커 세월만 조금 이겨낼 수 있다면, 참 재미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들이 있어서일까. 나도 내 사이드 잡인 책 블로거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이 일이 재미있는 직업이라는 것도 새삼스레 다시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 일을 지루해하지 않고, 경력 20년을 채우고 나만의 책을 낸 후에도 꾸준하게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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