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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는 오랫동안 인텔과 엔비디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반도체 기업이었으나,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 그 존재감을 빠르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AMD는 OpenAI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OpenAI는 향후 몇 년간 AMD의 칩을 활용하여 총 6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는 엔비디아 중심으로 굳어져 있던 AI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현재 전 세계 AI 칩 시장을 주도하며 연간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약 14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OpenAI와의 협력으로 AMD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출하될 MI450 칩을 통해 수십억 달러 단위의 추가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1,0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OpenAI는 특정 기술적 및 시장적 성과를 달성할 경우 AMD 주식을 최대 1억 6천만 주까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였는데, 이는 양측 모두에게 강력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AMD의 주가가 2030년까지 세 배 이상 상승할 경우 최종 매수 조건이 충족되도록 설계된 이번 계약은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양사가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함께 나누겠다는 장기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습니다. 발표 직후 AMD의 주가는 하루 만에 약 24% 상승하였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4분기 기준 약 40배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시장이 이번 계약의 잠재적 의미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엔비디아의 PER이 비슷한 기간 동안 약 30배 수준임을 고려하면, AMD가 여전히 성장 기대감에 의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5년간 AMD의 주가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으며, 2020년 팬데믹 이후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급등했다가 2022년 경기 둔화와 PC 수요 감소로 조정을 받았고, 2023년 말부터는 AI 시장 진출 기대감에 따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AI GPU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시가총액 면에서 이미 2조 달러를 돌파하였습니다.
AMD가 앞으로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벽입니다. 엔비디아는 CUDA라는 독점적 병렬 컴퓨팅 플랫폼을 통해 AI 연구와 개발의 사실상 표준을 확립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대형 모델과 프레임워크가 CUDA 환경에 맞춰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AMD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AMD는 이에 대응하여 ROCm(Radeon Open Compute)이라는 개방형 플랫폼을 개발하며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ROCm은 CUDA와 유사한 병렬 연산 기능을 제공하며, 기존 CUDA 코드를 자동으로 변환해 AMD GPU에서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HIP(Heterogeneous Interface for Portability) 기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ROCm 6.x 버전에서는 PyTorch와 TensorFlow 등 주요 프레임워크를 완벽히 지원하며 호환성을 크게 높였고, 그 결과 AMD는 AI 연구자와 기업들에게 점차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번 OpenAI와의 협력 또한 ROCm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출하될 AMD의 MI450 칩은 성능 면에서도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과 직접 경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MI450은 AMD 최초의 랙 스케일 시스템으로, 여러 GPU와 기타 구성 요소를 통합하여 하나의 데이터센터 랙 전체를 AI 슈퍼컴퓨터로 전환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복잡도가 매우 높고, 심지어 엔비디아조차도 블랙웰 기반 랙을 양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AMD는 이 시장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하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루빈 칩이 기존 블랙웰 대비 3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MD는 에너지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며 시장의 틈새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투자 측면에서 AMD는 여전히 ‘도전적 성장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에 비해 시장 점유율과 생태계 규모에서는 뒤처져 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과 AI 가속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재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AI, 엣지 컴퓨팅 등 고성장 분야에서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과거 PC용 CPU와 GPU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실적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가고 있습니다. 다만 CUDA 생태계의 강력한 진입장벽, TSMC 의존도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 그리고 AI 반도체 경쟁 심화로 인한 기술개발 부담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AMD는 단순히 엔비디아의 대체재로 머무르지 않고, AI 인프라 시장의 두 번째 중심축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OpenAI와의 계약은 그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엔비디아 중심의 시장 구조에 균열을 내는 첫걸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몇 년간 AMD가 기술력과 신뢰성을 입증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면, 현재의 주가는 중장기 관점에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