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탈중앙화

#투자, #비트코인, #탈중앙화

by 케이엘

비트코인의 본질은 국가나 정치 기구로부터 독립된 탈중앙화에 있습니다. 초창기 암호화폐가 주목받았던 이유 또한 은행이나 정부가 자산의 소유와 이동을 통제하지 못하게 한다는 철학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보여주고 있는 흐름은 이 원래의 정신과는 다소 모순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특히 가격의 급등과 시장의 주목이 순수한 기술적 가치나 자율적 수요 때문이라기보다는 특정 국가 권력, 특히 미국 행정부의 정책적 선택과 깊게 얽혀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옵니다.


예컨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은 본래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 직후 여러 은행이 뚜렷한 이유 없이 트럼프 가문의 계좌 수백 개를 폐쇄한 사건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이 경험을 계기로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다고 반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금융의 무기화”라는 담론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영역 진출을 촉발했습니다.


오늘날 트럼프 가문은 비트코인 채굴, 토큰 발행,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등 암호화폐 사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회사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아랍에미리트와 중국계 투자자 등 글로벌 자본의 유입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은행의 정치적 차별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하는 등 정책적으로도 직접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대통령 권한과 개인적 이해가 혼재하는 전례 없는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윤리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업계 규제 권한을 가진 동시에 암호화폐 이해관계자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부패에 가까운 행위라고 비판합니다. 반면 트럼프 측은 공적 업무와 사적 사업은 별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흐름은 암호화폐가 처음 내세웠던 중앙 권력과의 독립성이라는 기본 정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오늘날 암호화폐 가격과 가치가 특정 정치인의 이해와 국가 정책의 기류에 따라 상승했다는 점은, 거꾸로 정권 교체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서 직접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와 같은 예로는, 바이든 정부 하에서 각광받던 친환경, 대체에너지, 전기자동차 관련 산업들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되겠습니다.


결국 현재의 상승세가 당장은 자율성과 혁신의 성과처럼 비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암호화폐가 정치적 환경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처음 암호화폐가 세상에 등장할 때 내세웠던 철학적 기초와 괴리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며, 투자자로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