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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Sep 23. 2021

바퀴 달린 컴퓨터

일반적으로 산업을 업종별로 구분하면 금융, 건설, 통신, IT, 전자, 자동차, 조선, 유통, 의료, 연예 산업 등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 이후 급격히 발달한 기술은 이러한 산업 간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기술과 기술의 융합, 산업과 산업 간의 융합, 특히 기술과 산업의 융합은 산업 간 경계의 벽을 완전히 허물어 버렸다.  기존 산업의 한 축인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는 더 이상 자동차 산업으로 불리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의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장치(기어) 그리고 조향장치(핸들) 등 자동차 본연의 핵심 기술위에 부수적으로 컴퓨터를 장착했다면 미래의 자동차는 최첨단 컴퓨터를 자동차 모형으로 설계 제작하고 이것에 바퀴를 단 바퀴 달린 컴퓨터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바퀴 달린 컴퓨터는 주행하는 동안 센서 기술과 6G 초고속 무선 통신 기술로 연결된 실시간 교통정보 공사정보 및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는 대량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인공지능으로 판단하여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고 사물 인터넷(IOT)을 이용하여 날씨, 음악, 뉴스, 스포츠 등 외부의 정보와 연계해 차량 탑승자에게 최상의 탑승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이제 이 바퀴 달린 컴퓨터의 주요 목적은 더 이상 “이동”이 아니다. 그저 이동은 바퀴 달린 컴퓨터의 수많은 기능 중 하나가 될 뿐이다. 이는 마치 주머니 속의 컴퓨터 스마트 폰의 기능 중 통화가 아주 극히 일부의 기능이 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다. 요즘 자동차가 제때 출시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엔진, 바퀴와 같은 부품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라는 사실이 자동차 산업이 바퀴 달린 컴퓨터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 주는 이유다.

이렇듯 산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은 미래 산업계 지도를 대폭 바꾸어 놓을 것이다. 날개 달린 컴퓨터 드론은 유통산업의 제품 택배 서비스뿐 아니라 농업 산업에서 농약 살포, 건설산업에서 건설 자재 수송, 의료산업에서 환자 이송 서비스, 영화산업에서 공중 촬영을 이미 하고 있고 조만간 수송산업에서 드론 택시 서비스 론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날개 달린 컴퓨터를 타고 하늘을 날아 출근하는 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날개 달린 컴퓨터는 군사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주로 감시 및 정찰 용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유탄발사기와 결합된 수류탄 투척용 드론도 이미 개발되어 미 해병대에서 시연까지 하였다. 앞으로는 톰 크루즈 주연 공상 과학 영화 “오블리비언”에서 본 잔인하고도 무자비한 살상용 날개 달린 컴퓨터가 현실세계에서도 등장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기술과 산업의 융합은 만나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만남이 아닌가 싶다. 

주머니 속의 컴퓨터 스마트폰과 바퀴 달린 컴퓨터 자율주행차, 그리고 날개 달린 컴퓨터 드론과 더불어 인간세상에 또 하나의 변혁을 일으킬 것은 팔다리 달린 컴퓨터 로봇이다. 팔다리 달린 컴퓨터는 이미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제조산업에는 운반용 로봇, 조립형 로봇, 가공형 로봇들이 사람이 하는 많은 일을 대체하였고 의료산업에도 고난도 수술에는 수술용 로봇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가사용 로봇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용 및 놀이형 로봇이 서서히 대중화되고 있다. 


PC가 귀하던 시절 1 가정 1 PC 시대를 거쳐 1인 1 PC 시대를 맞이했듯이 멀지 않아 1 가정 1 로봇시대와 1인 1 로봇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팔다리 달린 컴퓨터는 또한 날개 달린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군사적 목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다. 특히 인구가 절감되는 상황에서 팔다리 달린 컴퓨터는 군인의 많은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현재 군의 가장 최소 단위는 분대로서 보통 10명의 군인으로 구성되는데 그 구성원은 분대장과 부분대장, 4명의 소총수, 2명의 유탄수, 2명의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이다. 그러나 미래의 분대 구성은 1명의 인간 분대장과 1대의 팔다리 달린 컴퓨터 인간 로봇, 1대의 전투견 로봇, 그리고 1대의 바퀴 달린 컴퓨터 차량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군대 시절의 끈끈했던 전우애마저 느끼지 못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첨단 기술은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 세상의 기존 패러다임을 온통 바꾸어 놓을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우리 스스로 기술을 만들어 놓고도 그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놀지 쉽게 짐작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의 애이브레함 링컨 대통령의 어록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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