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감정의 기록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관계를 잘 만들어가는 방법보다

관계 앞에서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불편함을 참는 것이 성숙이라고 믿었고,

혼자 견디는 시간을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온 관계들을 돌아보며 알게 된 것은,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보다는

조금씩 나를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관계가 시작되기 전보다

관계가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내 마음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를

더 자주 바라보려 한다.

불안해지지는 않는지,

괜히 나 자신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애쓰지 않아도 숨을 고를 수 있는지.


좋은 관계란

항상 행복한 관계가 아니라,

불편함 앞에서도

나를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

각자의 자리를 존중하며 함께 머물 수 있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믿게 된 관계의 모습이다.


앞으로도 나는

완벽한 선택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전히 흔들리고, 망설이고, 때로는 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쓰기 전의 나보다

조금 더 솔직한 기준으로 관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은

좋은 관계에 대한 정답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나를 지켜내기 위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앞으로의 관계 앞에서

나 자신을 먼저 존중하겠다는

작은 약속으로 남아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관계 앞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기준이
조용히 남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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